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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좌담회는 지난 19일 서울클럽에서 본지 이일형 취재부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나 지면관계상 질문은 생략했다.
참석자
-조상래 울산대 연구처장
-박세연 포스코 인사팀장
-박원주 산업자원부 산업기술인력 과장
△박원주 과장(이하 직함 생략)=현재 우리나라는 산학협력의 어떤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기업은 좀 더 수준 높은 인재를 요구하는 반면 대학은 기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어 기업과 대학이 보다 연계된 산학협력의 필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또 산학협력은 대학이 인력을 양성하고 기업에 공급해준다는 것 뿐 아니라 기업의 R&D 수요가 늘어나는 지금 대학과 기업이 원천기술을 공유할 수 있고 클러스터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산학협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조상래 연구처장=우리나라는 기술개발에 관심이 적고 대부분 모방수준이다. 또 인력난도 겪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기업과 대학 양 측 모두 산학협력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고 있는 만큼 기업과 대학이 함께 연구하고 인재를 육성해나가야 한다. 산학협력을 통해 기업과 대학이 가까워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현재 정부가 집중적으로 산학협력에 관여하는 것도 처음이라 기대해볼만 하다.
△박세연 팀장=두 분의 말씀처럼 기업이 산학협력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크게 ‘연구’와 ‘인력’,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특정분야를 연구할 수 있고 관련분야 인력을 체계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에는 중소기업에서도 산학협력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불신을 넘어야 미래가 보인다”
△조상래=대학은 기업과 산학협력을 맺고 협력하기 위해 과거에 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 대학이 기업에서 많은 연구지원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대학은 산업체에 필요한 인재양성과 연구에 고심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기업에서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어떤 연구가 필요한지 모르고 있다. 대학에서 기업에 정보를 요구해도 보안을 이유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뿐더러 기업들도 대학에 기업의 요구하지 않는다. 대학과 기업 사이에 불신의 벽이 높은 것이다.
△박세연=기업에서 봤을 때 현재 산학협력에서 연구 분야는 잘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학에서 연구에 집중하고 있으며 대학 교수들도 적극적이다. 포스코가 포항공대를 지원하는 것처럼 각 기업들은 학교에 장학금이나 시설 등 R&D 투자를 하고 있다. 앞으로도 기업의 이러한 움직임은 확대될 것이며 각 대학에서도 고유한 부분을 유기적으로 특성화시켜 연구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력수급에 있어서는 다소 미흡한 게 현실이다. 기업이 요구하는 인력과 대학에서 배출하는 인력에는 차이가 있다.
△조상래=한국의 대학은 이제 어느 정도 연구층이 마련됐다. 기업에서 가려운 부분이 어디고 어떤 부분이 그렇게 될 것이란 것을 미리 예상하고 대학에 말해주면 대학은 얼마든지 준비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은 국내 대학을 외면한 채 외국에서 기술을 수입해 오고 있다. 또 수입한 기술을 대학에 전달하려고 하지 않는다. 기업은 단순히 대학의 단기적인 성과만 원한다.
△박세연=기업이 다소 소극적인 것은 사실이다. 기업 원칙상 가시적 결과가 나와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전경련에서 기업과 대학생들을 매치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했을 때 포스코도 신청을 했지만 참여한 학생이 적었다. 대학 나름대로의 특성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기계과라고 해서 모든 대학에서 선반을 가지고 있어야 할 이유는 없다. 몇 개 대학을 통합해 하나로 특화시키면 된다. 신입사원을 선발하다 보면 대학 4년 과정을 마치고도 기계 한번 못 만져봤다고 말하는 친구도 있다. 심지어 열역학 3법칙을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학생들이 자신의 전공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을 갖는 게 우선돼야 한다.
△박원주=기업이 산학협력에 소극적이라기보다 한국대학을 신뢰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외국 대학과는 산학협력을 바라면서도 국내 대학과는 꺼리는 눈치다. 기업에서 대학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고 산학협력의 효과에 대해서도 외부성을 강조할 뿐 직접적으로 주는 이익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대학에 대한 기업 신뢰 확보해야"
△박원주=또 대학 교육은 어디든 기초교육을 기본으로 하고 있어 세분화된 기업의 요구에 맞추는 것은 근본적인 대학의 목적과 다소 다르다. 오히려 기업에서는 대학졸업자들의 자질이 떨어진다고 평하면서도 학생들의 능력을 높이는데 무관심하다. 학생들의 자질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산학협력에도 폐쇄적인 경우가 많다. 대학에서 현장실습을 요구하면 대기업조차도 거절하는 상황이지 않은가?
△조상래=그동안 산학협력에 대해 논의된 내용들은 좋은 것이어서 대부분의 대학들은 동의하나 문제는 단기적 성과에 얽매이고 있다는 것이다. ‘산학협동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새로 시작된 논의가 아니다. 과거, 정부의 정책도 있었고 보조도 있었지만 평가과정이 미흡했다. 무엇이 부족하고 효과적인지 과거 실시했던 사례를 점검해야 한다. 국가는 정책에 영향을 받는 조직과 기관이 있다는 점을 잊지 말고 일관된 자세를 보여야 한다.
△박원주=정부에서 지원했던 예산이나 연구 결과가 형식적 성과물에 그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정부 정책에 대한 시각이 곱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최근에는 정부정책에 목적을 갖고 정부는 무엇을 바라고 어떤 방향으로 나가길 원하는지 대학과 기업에 정확히 알려주고 있다.
과거 기업위주로 진행되던 산학협력이 이제는 대학과 기업이 공동주체로 자리 잡고 있는 시대로 접어든 것 같다. 대학은 산학협력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기업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으며 기업은 대학에서 기업 발전에 필요한 핵심 인재를 뽑아내야 한다는 의무감을 절감하고 있다. 그래서 최근에 새로운 여러 가지 산학협력이 실행되고 있지만 시대적 상황 등으로 봤을 때 주변 여건이 우호적이라고만은 할 수 없다. 경기가 어렵다보니 기업은 나름의 인력양상 기능의 대다수를 정부와 대학에 요구하고 있어 기업의 인력양성 기능을 미루고 있는 게 아닌가싶다.
“삼위일체로 신산학협력시대 열자”
△박원주=신산학협력이 성공하기 위한 관건은 막혀있는 기업과 대학, 정부와 기업, 대학과 정부의 의사소통 출구를 여는 것이다. 기업, 대학, 정부 등 각 계 대표를 모아 의사소통을 하는 장을 만들어 서로의 의견을 듣고 새로운 공급창구인 시장을 형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대학은 정부의 정책과 지원만 바라보고 있고 기업도 마찬가지다.
정부도 각 부처에서 나누어 하던 업무를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려 노력하고 있고 지원금도 늘릴 계획이지만 정부의 노력은 한계가 있다. 기업과 대학이 나서야 한다. 정부는 산학협력에 시동을 걸어주고 일관성 있는 정책으로 두 곳을 꾸준히 지켜볼 것이다.
△박세연=기업의 입장에서 대학에 원하는 것은 다를 것이다. 각 기업들은 필요한 인력, 산업, 연구 등을 대학에 주문해야 한다. 그리고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특정대학, 특정학과와 산학협력을 지속적으로 맺어 장학금이나 연구비 지원 등 특혜를 마련하고 책임지고 지원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기업의 목표나 방향을 대학에 제시해 줘야한다. 대학과 교수의 연구능력도 중요하다. 기업에서 적극적으로 대학 불신의 벽을 허물고 특성있는 대학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에 동의한다.
△조상래=수요자인 기업과 공급자인 대학에 불신을 깨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과 대학, 정부 모두 다 같이 터놓고 교육 과정, 연구 내용 등에 대해 논하는 자리가 필요하다. 대학은 기업에 맞출 수 있는 작은 부분부터 산학협력을 시작해야 한다. 대학에서 이미 산학협력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에서 대학의 교과를 평가하거나 대학에 정보를 제공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대학들은 독자적 부분에 초점을 맞춰 특징을 가진 산학협력을 시행해야 한다. 또 대학의 산학협력이 성공하려면 교수가 자신의 역할을 해야 한다. 지난 호 신문에도 제시됐지만 교수평가에 산학협력을 반영하는 것은 어떨지 생각해본다. 울산대는 산학협동 전담교수제를 실시해 새로운 산학협력 시대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박원주=정부에서도 산학협력의 성공사례와 실폐사례를 평가하고 있다. ‘현장실습학습제’, ‘이공계미취업자현장연수’, ‘학점교류인턴제’ 등 잘되고 있는 산학협력의 결과를 대학에 적용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학생들의 전문성을 인증하는 ‘공학인증’도 실시하고 있으며 기술 활동을 돕기 위한 동아리 지원사업도 하고 있다. 앞으로는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배출된 학생들을 평가해 더욱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대학과 교수들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공학인증’에 대해서도 정확히 알고 있는 기업은 흔치 않다. 기업들이 대학교육과 정부정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일부에서는 산학협동으로 키운 학생이 다른 기업에 입사해 남 좋은 일만 한다고 말하지만 기업에서 사용할 인력을 키우는 것은 기업의 역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