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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는 본디 우리 대학이 아니다'
'끝나지 않은 식민지 학문 100년'
‘끝나지 않은 식민지 학문 100년’

“서울대는 본디 우리대학이 아니다. 일본의 경성대학과 미국 하버드의 뒤를 이어 왜정을 계승한 유산물일 뿐이다.”

왜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는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대학 4년을 거쳐 교육을 받고 있을까? 고등학교 도덕 수업시간에 어렴풋이 그 연유에 대해서 들은 기억은 있지만 정확히 그 이유를 알지 못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왜 6·3·3·4 기간학제를 쓰고 있는지 그 까닭을 정확히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서울대에서 서양의 음악을 ‘음악’이라 말하는 반면 우리의 음악은 ‘국악’으로 지칭하는 것과 우리의 의학인 ‘한의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없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이 또한 얼마나 될 것인가?

우리나라 교육의 표본을 보여주는 국립대학의 진정한 의미와 그 안에서 어떤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김세환의 ‘끝나지 않는 식민지 학문 100년’은 그런 의미를 찾고자 쓰여진 책이다. 식민지로부터 해방된지 60년이 지났지만 한국의 학문, 특히 인문학의 여러 분야는 식민지의 어두운 그늘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약 1천6백년전 고구려의 '태학'부터 '국학', '국자감', 조선의 '성균관'에까지 우리의 ‘국학’은 확고한 국립대학으로서의 지위를 갖고 있었다. 단순히 우수한 인재를 뽑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나라에서 인재를 양성한다는 의미를 중시한 것이다. 또 그 목적이 진리를 체험하고 수양을 통해 몸소 체득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저자는 삼국시대의 '국학'부터 그 기원을 밝히고 조선의 성균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국학의 의례, 학생들, 식사, 시험, 학문 정신 등을 살펴본다. 그리고는 현재 우리나라의 국학을 대표하는 서울대를 일본의 ‘경성제국대학’과 미국의 ‘서울대학’으로, 우리의 국학의 순수한 정신을 잇는 것이 아니라 일본과 미국을 베끼기에 여념이 없다는 지적이다. 서울대는 본시 우리의 대학이 아니란 것이다. 서울대에서 우리의 전통학문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지경이고 국민의 막대한 세금을 들여서 유지할 명문은 없다는 말은 독자의 공감하게 자아낼만하다.

전통학문은 질식되어 그 빛을 잃고 근대의 학문은 일본과 서양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하는 저자는 서울대의 존재뿐 아니라 우리의 문학, 역사, 철학, 예악에 이르기까지 현재의 용어와 현상들을 우리의 관점에서 독립적으로 바라보고 철저히 검토하고 있다. 우리가 갖고 있는 학문과 일상 곳곳에 일본과 미국의 잔가지들이 무수히 존재해 식민지의 잔재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인상을 남긴다.

분명, 근대 우리의 학문을 다시 재조명하고 자각한다는 부분에서는 저자의 생각에 공감할 수 있지만 뚜렷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과거현상의 취지와 의도만을 긍정한다. 물론 서양의 사고가 우리 깊숙한 곳에 들어와 우리 본연의 것이 사라지고 있는 현상에 경계를 늦출 수 없는 것을 사실이다.

하지만 예전의 예악이 좋다고 해서 모두 한복을 입고 철학이란 용어가 맞지 않는다고 해서 한국의 필로소피란 용어를 사용할 것인가? 온고지신을 발휘한다해도 적절하게 현재 시대에 맞아야 할 것이다. 과연 성균관대를 나라에서 인수해 국학으로 재정립하고 서울대와 병합한다는 지은이의 발상이 올바른 것이고 가능한 말인지는 숙고해 볼 일이다.

김슬기 기자 (news@unn.net) | 입력 : 04-11-29 오전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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