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대학생들이 등록금 인상 반대 시위를 벌이는 모습
영국이 내년 9월부터 등록금을 지금보다 3배 가까이 인상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등록금이 오르면 학생 수가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특히 비싼 등록금으로 인한 대학생들의 채무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어 이번 학생 수 감소 예측에 더욱 무게가 쏠리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잉글랜드 고등교육재정충당위원회(HEFCE)에 따르면 4일 연간 등록금이 9000파운드(약 1620만원)까지 오를 경우 학생이 줄고, 장기적으로 대학의 재정 상태가 나빠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HEFCE는 “잉글랜드 대학의 56%가 학생 수 감소를 예상한다”며 “영국과 유럽연합(EU) 출신 학생이 1.9% 줄어들 것으로 봤다”고 밝혔다.
HEFCE 이외에 다른 교육기관들은 등록금 인상에 따라 더 많은 학생들이 대학 진학을 포기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교육기관은 학생 수가 20%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예상했으며, 또 다른 5개 교육기관은 학생 수 감소폭을 10% 선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HEFCE 보고서에 따르면 대학들이 부족한 예산을 메우기 위해 외국인 학생 유치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잉글랜드 대학들은 외국인 학생들로부터의 등록금 수입이 41%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살인적 등록금 때문에 영국 대학생들의 채무가 4년 뒤에는 현재의 3배 가까이 늘어나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면서 학생 수 감소 예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영국 정부가 대학 등록금을 연간 최고 9000파운드(약 1600만원)까지 인상할 것으로 밝히면서 영국 대학생들의 채무가 현재 240억 파운드(약 42조6871억 원)에서 4년 뒤에는 700억 파운드(약 124조5041억 원)로 3배 가까이 늘어날 것이라고 영국 의회 공공회계위원회(이하 공공회계위원회)가 밝혔다.
공공회계위원회는 “영국 정부는 등록금을 인상하더라도 대부분의 대학들이 최고치인 9000파운드까지 올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대부분의 대학들이 정부 기대와 달리 9000파운드의 최고 등록금을 학생들에게 내도록 했다”며 “학생들이 등록금 폭탄을 떠안게 됐다”고 비난했다.
이에 따라 대학생들의 채무 액수는 학생 1인당 평균 5만 파운드(약 8893만원)의 부채를 안게 되는 것으로, 이들 중 상당수는 졸업 후 사회에 나간 후 모기지 등 다른 대출을 받지 못하거나 연금을 받지 못할 위험도 있다고 회계위원회는 설명했다.
회계위원회는 또 700억 파운드의 대학생 채무 가운데 30%에 달하는 210억 파운드의 채무는 상환 받을 수 없는 불량채무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고 덧붙였다.
유럽의 다른 국가들이 졸업 후 6개월 뒤부터 10년에 걸쳐 등록금 채무를 상환하도록 하는 것과 달리 영국은 연 수입이 2만1000파운드를 넘었을 때에만 채무를 상환하도록 하고 있으며 상환 기간도 30년으로 길게 잡고 있어 상환되지 않는 채무 비율이 더 높다.
한편 영국 대학 감독기관인 ‘공정한 기회 보장기구(Offa)’는 지난달 15일 영국 내 123개 대학 중 80개 대학에 특정 교육과정의 수업료를 연간 등록금 상한액인 9000파운드까지 올릴 수 있도록 승인했다.
현재까지 50여 개 대학이 모든 과목에 대해 최고 학비를 받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영국 대학생들의 등록금 인상 반대 시위 등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영국 대학들은 등록금을 인상하는 대신 저소득층 학생들에 대한 입학을 대폭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는 Offa가 123개 대학 중 80개 대학에 특정 교육과정의 수업료를 연간 등록금 상한액인 9000파운드까지 받을 수 있도록 승인하는 대신 소외계층 학생들을 더 많이 입학시켜야 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