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교육부가 교육공무원 인사위원회(위원장 이종서 교육부 차관)를 열어 전북대에 차기총장 후보를 다시 선출해 줄 것을 요청하기로 결정했지만 전북대 교수협의회와 공무원직장협의회 등 구성원들이 '불복종'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전북대는 총장선거를 통해 지난달 초 김오환 교수(치의학)를 1순위 후보자로, 한병성 교수(전기공학)를 2순위 후보자로 추천했다. 그러나 청와대가 인사검증을 하는 과정에서 1순위 후보자인 김 교수에 대해 도덕성 문제를 제기, 부적격 결론을 내리고 이를 교육부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인사위원회 직후 전북대에 총장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결정 사실을 구두로 알리고 총장 후보를 다시 추천해 줄 것을 요구했다. 재산형성 과정에서의 의혹과 음주운전 등이 부적격 사유로 지적됐다.
이와 관련, 교육부 관계자는 “2순위 후보자를 임명 제청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전례가 없는데다 선거 당시 표 차이가 워낙 커 (2순위자가) 임명돼도 구성원들의 지지 문제 등으로 학교 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돼 재선출을 요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총장 후보 재선출 요구가 꼭 재선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선거로 추천한 후보에 대해서는 선거를 통해 다시 추천하는 것이 통상적 절차”라고 말해 재선거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전북대측은 재선거 가능성을 일축하는 등 교육부에 발끈하고 나섰다.
전북대 교수협의회(회장 이중호 교수)와 전임총장모임대표인 심종섭 전 총장(90세)은 이날 교육부를 항의 방문, 지난 6월20일 선거에서 65%의 찬성으로 당선된 김오환 교수의 임명을 재차 촉구했다.
이들은 교육부의 재추천 요구와 관련, "총장 재선거는 없다"며 "압도적 지지를 받은 김 교수를 다시 추천하겠다"고 맞받아치고 있다.
이중호 교수협의회장은 "전북대 총장은 임명직과 달리 모든 구성원의 의견을 통해 선출된 만큼 임명직과 동일한 잣대로 결정해서는 안된다"며 "전날 교수협의회 임시총회에서 김 교수를 재추천키로 한 것은 전북대 구성원들로부터 김 교수가 재신임을 받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 총장선거를 다시 치룰 계획은 전혀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전북대 교수협의회와 공무원직장협의회, 역대총장모임, 전북대를 사랑하는 교수모임 등도 최근 성명서를 내고, '전북대 구성원이 선거로 뽑은 총장후보를 교육부가 반려한 것은 대학 자율권을 침해한 처사'라며 교육부의 후보 재선출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천명한 바 있다.
한편, 국립대 총(학)장 임용과 관련해 선거에서 1위로 추천된 후보를 정부가 거부한 사례는 지난 1991년 국립대 총장 직선제 도입 이후 세 차례 있었지만 일반 4년제 대학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98년 삼척대와 2004년 진주산업대, 국립의료간호대학 등 3개 대학의 1순위 후보자가 검증과정에서 부적격 판결을 받아 임용되지 못하고 총장 후보를 다시 선출한 적이 있지만 이들 대학은 산업대와 전문대였다.
국립대 총장은 교육부 장관의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임명하는데, 대학에서 총장 후보자를 선출해 교육부에 추천하면 청와대 인사검증을 거쳐 교육부가 임명을 제청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