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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 칼럼
김재영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김재영 칼럼]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행복도시의 불행한 운명
김재영 전문위원 /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지난달 20일 행정중심복합도시(행복도시)에 4년제 대학 2곳을 유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전국 156개 대학을 대상으로 이달 15일까지 사업제안서를 받고 올해 안에 3개 대학을 우선협상 대상 대학으로 선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건설청은 이 과정에서 국립대는 제외한다고 밝혔다. 이유는 3가지다.

첫째, 정부의 재정 지원이 쉽지 않다. 둘째, 기존 시설 등 교육 인프라 낭비 요소가 크다. 셋째, 입학정원 감축과 통․폐합 등 대학 구조개혁 방향에 어긋난다. 발표는 건설청이 했으나 결정은 교육인적자원부가 한 것으로 보인다.

행복도시에 인접한 국립대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대학의 운명을 걸고 행복도시 내 입지 마련을 추진한 충남대, 한밭대, 공주대에서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각 대학의 교수협의회를 비롯해 총학생회와 총동문회 등은 ‘투쟁 불사’를 외치고 있다.

해당 대학에 소속된 처지여서 교육부의 결정이 합리적이고 타당한지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솔직히 어렵다. 이번 결정의 문제점을 정말 객관적으로 지적했다 손치더라도 상대방이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리라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도 할 말은 해야겠다. 내가 속한 대학의 이기적 번영을 위해 발동한 문제의식이 아니란 믿음 때문이다. 물론 최종 판단은 순전히 독자의 몫이다.

충남대 교수협의회가 지적하는 행복도시 내 국립대 제외 방침의 문제는 6가지다.

첫째, 국립대의 국제 경쟁력 강화는 고사하고 국내 경쟁력마저 가로막는다. 둘째, 국립대도 사립대에 준하는 재정적 준비를 할 수 있다. 셋째, 실질적으로 충청권 대학을 제외시킴으로써 지역 간 형평성에 반한다. 넷째, 수도권 특정 대학에 대한 특혜와 불공정 시비를 불러일으킨다. 다섯째, 처음부터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아 그 동안 준비해 온 국립대에게 막대한 행정적․재정적 낭비를 초래했다. 여섯째, 행복도시의 설립 취지와 현 정부의 지역분권 정책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이 모두는 다른 충청권 국립대학들의 전반적인 정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하나하나의 지적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는 이렇다. 첫째, 국립대의 경쟁력 강화가 꼭 행복도시에 진출함으로써 달성되는 것은 아니다. 둘째, 국립대도 사립대 못지않은 재정을 마련할 수 있다고 하나 국고 이외에 뚜렷한 방안이 무엇인지 확실치 않다. 셋째, 이번 결정은 충청권 대학 전체가 아니라 전국의 국립대를 배제한 것이다. 넷째, 특혜 및 불공정 시비는 어떠한 경우에도 제기될 수 있다. 다섯째, 어차피 심사과정을 거친다면 준비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하고 이는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

결국 내 소속 대학의 교수협의회, 나아가 행복도시 인접 국립대학들이 내세우는 문제제기가 나에게는 그리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않는다. 다만, 마지막 6번째 지적만은 예외다. 그리고 이 문제는 6개 문제점 중의 하나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그 이상으로 중차대한 이슈라는 생각이다.

참여정부가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한 국정 과제가 지역분권 및 지역 간 균형발전인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정치적․법적 논란을 마다하면서까지 행복도시 건설을 포기하지 않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었다.

그런데 지역분권의 상징이 될 행복도시에 서울 소재 대학이 진입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행복도시에 입지를 희망하는 수도권 대학들은 본교를 서울에 두고 제2캠퍼스 등을 건립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행복도시에 수도권의 사립대 분교가 들어서는 것은 현재의 서울 중심 기득권 구조를 유지하면서 지역분권을 주창하는 꼴이다. 따라서 불허의 1순위는 국립대가 아니라 수도권 대학이었어야 마땅하다.

모든 정책은 미래에 대한 지향을 담고 있다. 정부부처는 정책의 취지를 훼손하지 않고 그 정신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는 방향에서 구체적인 방침을 세우고 집행한다. 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정부정책이 실패한다. 때론 국가적 재앙을 초래하기도 한다.

행복도시의 국립대 입지 불허 방침이 또 하나의 국정운영 난맥상을 드러낸 것은 물론 행복도시의 불행한 운명을 예고하는 것 같아 착잡하다.

김재영 칼럼 | 입력 : 06-11-30 오전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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