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경상대와 창원대 등에 따르면, 조무제 경상대 총장, 김현태 창원대 총장과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 7월6일 1년여 동안 중단된 양교 통합논의를 재개했다. 양교 기획처장은 8월9일 교육부에서 통합을 위한 기초합의안을 마련함으로써 양교 통합은 급진전되는 듯 했다.
기초합의안은 경상대와 창원대가 내년 3월 통합을 목표로 통합학교 이름을 '경남국립대학교'로 하고, 대학본부는 창원대에 두는 대신 경상대(진주 소재)에는 로스쿨과 한의대를 유치한다는 내용이다.
경상대와 창원대는 앞서 지난 2004년 4월 통합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두 학교의 교수 직원 동창회 학생대표 등이 참여하는 통합추진위원회를 통해 구체적인 통합 방안을 협의했으나 구성원간 이해가 엇갈리면서 2005년 6월 통합추진위원회를 해체하고, 협상을 중단했다.
최근 양교가 마련한 기초합의안은 당시 논란이 됐던 협상안과 큰 틀을 같이 하고 있다.
당초 양교 통합을 위해 '적극적 지원 의지'를 약속했던 교육부가 '원론적 지원'으로 한 발짝 후퇴하면서 양교 통합논의가 주춤하고 있다.
두 대학 관계자들에 따르면, 교육부는 양교 통합을 위해 두 대학 당사자들에게 향후 로스쿨과 한의대 유치과정에서 인센티브 등 적극적 협력방안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로스쿨은 아직까지 법제화 되지 않아 불확실한데다 한의대 역시 전체 국립대를 대상으로 1곳을 선정한다는 점에서 통합대학이 선정된다는 것을 확신할 수 없다. 교육부 역시 이 점을 '확약'할 수 없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최근 통합논의를 주도했던 경상대가 통합의 원론적 재검토 의지를 먼저 피력하고 있다. 경상대는 학생수와 교수, 학과수 등 규모면에서 창원대의 2배 수준이다.
조무제 경상대 총장은 2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창원대와의 통합을 위한 범도민 통합추진위원회(이하 통추위) 결성을 제안했다. 통추위는 경상대와 창원대 구성원 대표와 도민대표가 참여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총장의 이같은 제안에 진주시의회가 즉각 힘을 보탰다. 경남 진주시의회 의원들이 '진주에 대학본부 없는 양교 통합에 반대한다'고 주장한 것.
진주시의회 의원 10여명은 이날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시의회를 대표해 기자회견을 갖고 "통합 대학의 실질적인 주체인 본부를 창원에 두는 것에 절대 반대하며 통합문제는 총장과 교수,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닌 진주시민을 비롯한 서부경남 전체 문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학 통합은 대학 관계자들만으로 결정될 문제가 아니라 지자체와 의회, 시민여론과의 공론화를 통해서만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면서 "조무제 총장이 통합의 당위성으로 내세운 한의학 전문대학원과 법학전문 대학원 유치는 대학통합과는 별도로 경상대가 반드시 유치해야 한다" 덧붙였다.
한나라당 최구식(진주 갑)의원도 전날 국회에서 이종서 교육부 차관을 만나 진주시민 정서상 통합대학본부를 창원에 두는 것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창원대도 경상대의 이같은 움직임에 '전면전'에 임하는 대응 태세에 돌입했다.
김현태 창원대 총장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경상대의 통추위 구성 제안을 일축하는 등 조무제 총장을 공격했다.
김 총장은 "통합논의에 있어서 참여범위를 넓힐수록 이해관계가 더 복잡하게 얽혀 성공하기 어렵다. 특히 국립대학의 통합논의에 있어서 지역대표가 참여하는 경우 자칫 통합대학의 경쟁력 제고라는 본연의 목적에서 벗어나 지역이기주의로 변질되고, 결국 실패를 하게 됨을 목격하게 됐다"며 "경상대의 통추위 구성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창원대는) 최근 마련한 기초합의안에 따라 교무회의와 학내 구성원 대표자회의 등을 통한 설명회 등 내부절차를 단계별로 밟고 있는 와중에 경상대 조무제 총장이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범도민 통합추진위원회 구성을 제안한 것은 기초합의서안을 백지화하는 주장"이라고 비난했다.
김 총장은 또 "2005년 3월 양대학총장과 도의회 의장, 상공회의소 회장, 기업체대표, 시민단체 대표 등으로 구성된 '경남권의 국립대학구조개혁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통합논의를 진행했으나 별다른 합의점을 이끌어내지 못한 경험이 있다"며 "통합의 방안에 대해서는 양 대학과 교육부가 많은 논의를 통해 8월9일 작성한 기초합의서안을 바탕으로 한 통합이 최선의 통합방안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경상대가 하루 빨리 통합에 대한 기초합의서안 정신으로 돌아와 통합논의를 조속히 진행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학가에서는 양측의 이같은 움직임이 '지역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부정적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