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그마한 섬, 호젓한 강변을 산책하며 중간고사의 스트레스를 사색으로 풀고 자연의 에너지를 충전해보자. 마음이 통하는 친구, 또는 이성 친구라면 더욱 좋은 곳. 남이섬으로 초대한다.
‘겨울연가’로 친숙한 남이섬은 드라마 속의 아름다우면서도 애절한 영상 이상의 느낌이 있다.
대성리 청평 강촌으로 이어지는 환상적인 경춘선 나들이 코스 끝자락에 위치한 남이섬은 MT 장소로도 고민할 것 없이 더없는 낭만을 주지만 아련히 가슴 설레는 첫사랑을 엮어주고 우정을 다져주는 연인들을 위한 섬으로 손색없다.
조선시대 25세의 젊은 나이에 병조판서를 지낸 남이장군이 묻혀 있어 이름 붙은 남이섬. 장군의 혈기 넘치는 기개를 짐작케 해 주는 섬 입구의 그의 시비는 음미할수록 대학생 등 젊은이들에게 마치 생의 좌표를 설정해 주는 듯 하다.
白頭山石磨刀盡 (백두산석마도진 / 백두산 돌은 칼을 갈아 없애고)
豆滿江水飮馬無 (두만강수음마무 / 두만강 물은 말을 먹여 말리리)
男兒二十未平國 (남아이십미평국 / 사나이 스무 살에 나라 평정 못하면)
後世雖稱大丈夫 (후세수칭대장부 / 뒷날 그 누가 대장부라 하리요)
청량리 역에서 춘천 가는 기차에 올라 차창 밖으로 수채화처럼 펼쳐지는 물 오른 북한강변 경치를 감상하고 다시 선착장에서 5분여 배를 타고 잔잔한 수면위로 부서지는 포말을 바라볼 수 있는 것도 이 섬으로 가는 여정 중에 얹혀지는 또 하나의 덤. 하루 코스도 좋지만 산장과 방갈로 등 강변 숙박시설에서의 하루 밤도 운치를 더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섬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다양하게 펼쳐진 크고 작은 산책로.
넉넉하게 그늘을 드리운 넓은 고목나무 길. 둘이 걸으면 딱 맞는 좁다랗게 쭉 뻗은 어린 은행나무길. 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삼나무길 은사시나무길 등 새싹을 틔운 파릇한 연초록 나무터널 길을 걷노라면 흙 내음과 물 내음이 어우러진 나무들이 말을 걸어오는 듯한 소리가 들리고 영화 속 주인공이 된 착각을 일으킨다.
자전거를 빌려 광활한 잔디밭과 산책로를 여유롭게 패달질 하면 싱그러운 강공기가 코끝을 간지르고 노 젓는 배를 타고 오후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맑은 물을 가르다 보면 아쉽게도 하루해가 붉게 물들기 시작하는 고요한 동화속의 섬.
이번 주말 그 섬으로 가보자. 내 마음의 친구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