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국공립대학교교수회연합회(회장 정해룡 부경대 교수, 국교련)는 10일 ‘국립대 법인화, 과연 대안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교육부가 지난 9, 11월 개최한 공청회가 법인화 찬성 인사 일색으로 치러진 데 대한 반발로 마련됐다.
찬반 동수로 나온 토론자들은 국립대 개혁의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법인화 방안에 대해서는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정용하 부산대 교수는 “법인화를 논의하더라도 3~5년 정도 국립대에 투자한 후, 대학이 독립채산을 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여건이 성숙했을 때 법인화 전환을 논의해야 한다”며 “현재 상태에서 국립대 법인화는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교육부의 국립대 법인화안을 보면 법인화를 하더라도 여전히 교육부 장관의 통제를 받게 돼 있다”며 “이는 대학에 대한 재정지원 부담은 덜면서 지배력은 유지하려는 발상이자 대학을 시장논리로 재단하는 신자유주의 정책의 전형이다”고 꼬집었다.
정 교수는 “법인화보다 더 근본적인 것이 바로 대학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라며 ▲대학간 통폐합 등 구조조정 ▲연구실적 향상 및 발전기금 조성 ▲정년보장제 개선 ▲권역별 거점대학 육성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오오니시 히로시 일본 전국대학고등전문학교 교직원조합 위원장(교토대 교수)도 토론자로 나와 “일본에서도 국립대학, 고등전문학교들이 법인화 후 교부금 감액으로 심각한 재정 위기에 처해 있으며 교직원들의 근무여건도 나빠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립대 법인화에 대한 찬성 의견도 거셌다. 박정수 이화여대 교수는 “몇몇 국립대가 선발적으로 법인화해 자율적으로 살아갈 수 있음을 보여주면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립대 경쟁력 제고를 위해 법인화는 시도할 가치가 있는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오대영 중앙일보 논설위원도 “2009년에 시행한다는 정부 입장은 시기적으로 적당하다”며 “대학과 협의해 시행시기를 달리하더라도 궁극적으로는 모든 국립대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이주호 의원(한나라당)은 법인화를 도입해야 한다면서도 정부가 마련 중인 시안에 대해서는 “자율성 부분에 있어서 교육부 통제가 눈에 띈다”며 다소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이 의원은 “교육부 주도로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국회 차원의 위원회를 만들어 재정 확대, 수월성 제고 등 단계별로 법인화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정해룡 국교련 위원장은 “교육부에서는 이미 끝난 일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결국 공은 국회로 넘어갈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국회 쪽에 우리의 입장을 명확히 전달하는 활동에 주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달 중 입법예고를 거쳐 2월 임시국회에서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어서 국회 심의과정에서 찬반양론이 또 한 번 부딪힐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