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총장선출 개선논의 장기화 '우려'
재단·교수 등 입장차로 합의도출에 진통 예상
고려대 총장선출 개선논의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고려대 총장선출개정위원회(개정위)가 25일 현재까지 세차례의 모임을 열고 제도 개선방안을 논의했지만, 위원들간의 의견 차로 진통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오전에 열린 개정위 회의에 참석한 남상구 위원(경영대 교수)은 "재단측과 교우회, 학교측 위원간의 의견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합의 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재단측은 학교의 조속한 안정을 위해 빠른 합의를 원하고 있지만, 우리들(학교측) 입장에서는 빠른 합의보다 내용 있는 합의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개정위는 지난달 25일, 재단·교우회·학교측 위원 각각 2명씩, 총 6명으로 꾸려져 지난 10일 첫모임을 가졌다. 이후 18일과 25일에도 회의를 개최, 이달 들어서만 세차례 논의를 진행했지만 상호간의 의견차만 확인한 상태다.
현행 고려대 총장선출제도는 직선제를 가미한 간선제 형태를 띠고 있다. 교수, 직원, 학생, 재단 대표가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를 구성해 총장 후보자 2~3인을 추천하면 이사회가 이중 1명을 총장으로 최종 선임하는 방식이다.
총추위는 교수(단과대 대표) 15명, 재단인사 4명, 교우회 5명, 교직원 노조 3명, 학생(안암ㆍ서창ㆍ대학원 총학생회장) 3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다만, 총추위에서 후보자를 선출하기 전에 교수의회가 네거티브 투표방식의 예비심사를 실시해 부적격자를 걸러낸다.
재단측은 현행 제도에서 총추위와 교수 투표과정(예비심사)을 아예 없애고, 임명제 형태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필상 총장 사태가 제도의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셈이다. 다만 교수들이 주축이 된 검증위원회를 설치, 후보자에 대한 검증절차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반면 교수들(학교측)은 현행 제도의 큰 틀을 그대로 가져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2002년 재단과 교수, 교우회가 합의해 만든 제도이니 만큼, 보완·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다만 네거티브 방식의 교수 예비심사를 개선하고, 후보자 검증 절차를 강화하는 데엔 동의한다.
교우회는 총추위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교수들과 입장을 같이 하지만, 교수 투표과정을 없애야 한다는 점에서는 재단과 뜻이 맞다. 다만 검증위원회를 총추위 내에 소위원회 형태로 두자고 제안하고 있다.
이러한 의견차는 총장선출제도 개선 논의가 장기화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는 곧 총장서리 체제의 장기화를 의미한다.
고려대 구성원 상당수는, 내년 신학기부터는 신임 총장이 학교를 이끌어야 한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그러려면 늦어도 11월까지는 총장선출작업에 들어가야 무리가 없다.
결국 개정위가 합의도출을 보지 못하고 논의를 장기적으로 가져 갈 경우, 현행 제도 하에서 총장을 선출하고, 신임 총장체제 하에서 논의를 계속하자는 의견이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
한 법과대 교수는 "결국 합의가 되지 않으면 서리 체제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것이고, 그러면 신임 총장을 뽑아놓고 개정논의를 계속하자는 얘기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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