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회 유명인사의 국내대학 학위 위조 뒷면에는 ‘청강생’이라는 제도가 작용하고 있다.
장미희·오미희씨가 각각 동국대·청주대 ‘청강생’ 신분을 ‘졸업’이라 했다가 학력 위조 논란에 섰다. 29일에는 김경희 건국대 이사장도 청강생으로 한양대 건축공학과 수업을 들은 사실을 ‘졸업’으로 부풀려온 사실이 확인됐다.
청강생 제도가 언제부터 있었는지는 정확하게 확인되고 있지 않지만 1949년 교육법이 최초 제정될 당시에도 있던 제도이다. 교육법 114조에는 ‘대학에는 공개강좌를 둘 수 있으며 청강생을 받을 수 있다’고 나와 있다.
하지만 청강생은 학위 취득과는 관계없는 제도이다. 졸업장을 줄 수 없다는 말이다. 당시 문교부령인 ‘대학 청강생에 관한 규정’(1969년 3월 25일 제정)을 보면, 대학의 장은 청강생이 청강한 과목에 대해 이수증서를 발급할 수 있다(제5조).
같은 규정 제6조는 대학의 장은 청강생을 당해 대학에 편입학시킬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편입학을 할 수 없다는 말은 정식 학점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즉 정상적인 학위로 볼 수 없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정식 학점으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청강생은 졸업에 필요한 학점을 모두 이수했다고 해도 ‘학위 취득’과 동등한 의미의 ‘졸업증서’를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수료’와 같은 표현을 쓰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단지, 청강한 과목에 대해서 ‘이수증서’를 받을 수 있을 뿐이다. 한양대가 김 이사장의 학적조회를 한 결과 학위번호를 찾을 수 없었다고 한 것은 이 때문이다.
청강생이 청강할 수 있는 과목 또한 1학년도당 3과목 이내로 제한됐다. 청강과목 제한은 1968년 11월 교육법이 개정되면서 추가된 조항이다. 또, 학년별 정원의 10분의 1 범위 안에서만 청강생을 받을 수 있었다.
청강생 제도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일종의 ‘평생학습’과 비슷한 개념으로, 그 대학의 정식 학생이 아니어도 대학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줬기 때문이다. 수업료 등을 받기 때문에 대학 재정에도 기여했다.
하지만 서울지역 한 사립대 관계자는 “대학이 일종의 ‘기여입학제’처럼 활용해 ‘뒷구멍’으로 학생을 받아 ‘학위 장사’를 벌였다는 것은 당시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부작용으로 청강생 제도는 1981년 교육법이 전면 개정되면서 ‘대학 교육 정상화를 위해’ 공식 폐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