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의 도산도 장기적으로는 가치가 있다"
제2회 연세노벨포럼 본행사에서 '세계 경제의 도전과 대응'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오전 세션의 두번째 강연자로 나선 버논 스미스(사진)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세계 글로벌시대 도전과제'에 대해 열띤 강연을 펼쳤다.
그는 "인간은 본능적으로 사회성을 지니고 있어 상호 보완성을 통해 전문화가 가능해졌고 전세계로 이주가 가능해진 것"이라며 "이미 시장이 등장하기 전부터 세계화는 시작된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출발하는 또다른 기업에 도산기업의 자산이 재배당되기 때문에 기업의 도산도 장기적인 가치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1990년대에는 새로운 창업이 많아져 전례없는 실패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바꾸어말하면 장기적인 경제가치가 그 어느때보다 많이 창출되는 시기"라며 "거품경제의 붕괴도 동일한 해석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보다 앞서 첫 강연자로 나선 제임스 멀리스(하단사진) 홍콩 차이니즈 대학 교수는 '경제성장과 환경문제'를 '지구 온난화 문제,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 대안을 제시했다.
멀리스 교수는 그간 추구해온 경제성장의 산물인 지구 온난화가 환경문제의 주범임을 지목하고 "탄화수소의 배출을 줄이는 것이 해결책인데 어떻게 얼마나 줄여야할지에 대한 의문과 그것을 통해 경제성장에 대한 저해를 가져오지 않을지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다"며 세금부과를 통한 에너지 가격 상승이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멀리스 교수는 "휘발류와 같은 재생불가 에너지가격을 높여 그만큼 에너지를 덜 쓰게 된다고 경제성장률이 낮아지지 않을 것"이라며 "에너지를 덜 쓰는 다른 재화를 만들어 대신 사용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서울대 김완진 교수는 멀리스 교수의 강연과 관련 "50~60년 후 도시화과정이 마무리되면 경제성장률도 둔화된다는 예측이 있는데 이렇게 되면 지구온난화가 저절로 해결되지 않겠느냐"며 "장기적인 예측도 감안해야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스미스 교수에게 "한국경제 성공에 있어 시장이 원동력이었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항상 어떠한 제도도 없이는 작동할 수 없다"며 다양한 제도가 시장 기능에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역시 김완진 교수와 함께 토론자로 참석한 연세대 김영세 교수도 멀리스 교수의 강연에 대해 "한국의 경우 유류세는 국민소득 대비 세계 최고가인데다 유류세의 세입비중도 33%에 이르는 등 OECD 국가들의 4~6배에 해당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양 역시 최대"라며 "유류세를 높여야 한다지만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이 많은 한국의 경우 이러한 에너지 세금이 높아지면 이들이 그만큼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영세 교수는 또 "세계화가 사회를 돕지만 각 사회마다 승자와 패자가 있기 마련인데 세계화를 통해 패자가 훨씬 많거나 극렬한 반대가 있다면 이것은 경제적 차원의 문제를 넘어선다"며 이견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노벨 석학들과 청중들간에 마련된 대화시간에 과학고 재학 중인 한 여학생이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을 위해 탄화수소에 대한 세금 높이면 작은 집, 느린 교통수단 등에 대한 사람들의 불만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는 질문을 던져 "탄화수소 기반 교통수단을 통한 여행의 자유를 누릴 것이냐 다른 한편에서 목숨 잃게 내버려둘 것이냐에 대한 선택의 문제"라는 멀리스 교수의 답을 받아내기도 했다.
*** 정정 : 제임스 멀리스 교수는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로 재직했으나 현재는 홍콩 차이니즈 대학 소속으로 이를 정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