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의 지방대 육성방안에 대한 대학 현장의 평가는 어떨까? 평균 B학점이 참여정부가 ‘지방대 육성’ 과목에서 얻은 성적표다. 지방대 관계자들은 2단계 BK21 등 다양한 육성정책에는 후한 점수를 줬지만 평가기준과 방법에는 자율과 책임의 강조 측면에서 ‘미흡’의 의견을 내놓았다.
그동안 정책과 평가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지적돼온, 대학들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평가방식, 수도권대학과의 절대 비교평가 등은 앞으로 해결돼야 할 1순위 과제로 꼽혔다.
“자율권 미흡으로 다양한 배려 퇴색”
C학점을 준 전영권 대구가톨릭대 기획처장은 “참여정부의 지방대 육성정책은 투자 대비 효율성이 매우 낮았다. BK21 사업은 인건비 ‘나눠먹기’식이다”며 “평가는 인력풀이 절대적으로 많은 서울 소재 대학에만 유리하게 진행됐다. 게임의 공정성을 보더라도 서울 소재 대학과 지방대를 분리해 평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항근 전북대 기획처장은 “참여정부가 지방대 육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한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대학마다 차이가 있는 여건과 전략이 고려돼 예산집행권 등은 대학의 자율과 책임에 맡겨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처장은 B학점을 주며 “정부가 지방대에 신경을 많이 써준 것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지만 대학의 자율성과 수월성에서 미흡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특성반영못한 절대평가방식 개선돼야
A학점으로 최고 점수를 준 박정민 원광대 기획처장은 “내년도 고등교육예산 1조원 증액은 전체 교육예산의 GDP 5% 확보로 가는 하나의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처장도 “평가기준 자체가 수도권 소재 대학 위주로 이뤄졌다”며 “신입생 채우기기도 급급한 지방대 입장에서 교수충원율, 연구실적 등에 서울과 지방대학들을 절대평가 하는 방식은 개선돼야 할 점”이라는 지적을 빼놓지 않았다.
동아대, 우송대, 계명대는 B학점을 매겼다. 이들 대학들은 지방 사립대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정부의 정책일관성을 주문했다.
기회균등할당제, 일관성 없이 즉흥적
이병로 계명대 입학처장은 “최근 참여정부가 내놓은 기회균등할당제는 정책의 일관성이 결여된 것이다”며 “‘정원 외 모집’으로 이 제도를 실시할 경우, 지방대 공동화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지적이 지역대학들의 한결같은 의견임에도 무리하게 추진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 처장은 “정부는 대학구조개혁 차원에서 정원감축을 요구하고 있지만 기회균등할당제를 통해 정원외 모집인원을 늘리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권오창 동아대 기획처장은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방 사립대는 연구지원비 보다 운영비를 지원해야 한다”며 “금액을 줄이더라도 지원받는 대학수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홍기 우송대 기획처장도 “교육부의 평가가 대학의 특성화를 살리는 쪽 보다 부정을 방지하는 노력에만 치중돼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