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로스쿨 1500명 '충격'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로스쿨 도입 보이콧 움직임도
"충격이다. 뒷통수를 맞은 느낌이다. 사법시험 개선이 아니라 '개악' 수준이다"
교육인적자원부가 17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총정원을 2009년 3월 개원시 1,500명으로 확정해 국회에 보고한 것이 알려지자, 대학가는 서울과 지방, 국립과 사립대 구분없이 충격에 휩싸였다.
법률 서비스 확대라는 로스쿨의 취지에도 맞지 않을뿐더러, 소규모 정원에 따른 법학 교육도 제대로 될 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가득하다. 이 때문에 대학과 시민 사회단체가 연대해 로스쿨 도입 자체를 거부하자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이상정 경희대 법대 학장은 "정원을 1,500명으로 하면 그동안 합격률을 감안해, 1,000명 정도의 변호사가 배출되는 것으로 법률서비스 확대라는 로스쿨 취지에 전혀 맞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학장은 "그동안 로스쿨을 준비해온 대학 입장에서는 뒷통수를 맞은 느낌이다. 이런 정원이라면 사법시험을 개선한 게 아니라 '개악' 수준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철 건국대 법과대학장은 "1500명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숫자"라며 "이럴 거라면 사법개혁이라는 간판을 걸고 시작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로스쿨은 법률수요자인 국민의 입장에서 필요한 변호사를 늘리려고 도입한 것"이라며 "1500명은 종전과 같은 사법시험제도 그대로 가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수갑 충북대 법과대학장도 "총정원 1500명에 합격률을 감안하면 기존의 사법시험제도 보다 오히려 퇴보하는 것 아니냐"며 "2009년에 입학한 학생들이 로스쿨을 졸업할 때인 7~8년 후의 법률 수요를 고려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환 국민대 법과대학장은 "대학의 의견이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결과"라며 "교육부가 법원행정처, 대한변협 등의 상의할 때 대학의 의견을 대변해야 하는데 심판관의 입장에만 있었던 것 아니냐"고 목소릴 높였다. 김신일 교육부총리는 그간 법무부 장관과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법학교수회장 등과 개별 면담을 가지면서 로스쿨 총정원에 대한 협의 또는 의견 수렴 작업을 벌여 왔다.
배병한 경북대 기획처장은 "충격이다. 허탈하기 짝이 없다. 원래 왜 로스쿨을 하자고 했는지 의심스럽다. 도저히 말이 안된다. 안하는게 낫다"고 성토했다.
배 처장은 "전체 정원을 그렇게 줄여놓으면 개별 대학 정원도 줄어 의도했던 법학교육을 할 수 없는 구조가 된다"면서 "매년 100명씩 늘리겠다는 것도 과연 늘어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주장했다.
단국대 법과대 정준현 교수는 "이 정도의 정원으로는 국민을 위한 법학교육이 아니라 소수를 위한 법학교육이 될 것"이라면서 "학교와 시민단체를 무시하고 밥그릇싸움에 치중한 결과가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정 교수는 "애초 정원을 제한하는 것 자체가 문제였다"며 "최소한의 법률 서비스 자격만 갖추게 하고 시장에서 능력에 따라 퇴출되는 구조가 되는게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김상영 부산대 법과대학장도 "교육부가 로스쿨 유치 대학을 몇 개로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많은 논란이 예상된다. 충격이다"고 허탈해 했다.
로스쿨 도입 자체를 거부하는 움직임도 감지되고있다. 대학과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해 정부의 로스쿨 도입 자체를 거부하자는 것.
변해철 한국외대 법대학장은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법조계 의사를 반영해 개혁이 용두사미로 끝나게 됐다.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면서 "국민 전체가 나서 이를 규탄하고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 학장에 따르면 법학교수들과 시민단체 등이 모인 올바른로스쿨도입을 위한 비상대책위를 중심으로 로스쿨 거부 운동이 예상된다.
백윤기 아주대 법대 학장은 "현실성이 전혀 없으며 로스쿨 도입 취지와도 거리가 멀다"며 "법대학장협의회, 로스쿨비상대책위원회 등에서 설립 자체를 반대하는 집단 보이콧 움직임까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한용수·신하영·부미현·김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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