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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주러 왔는데 오히려 배워요"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 해외봉사단 동행 취재>
[캄보디아=한용수기자] "어려운 사람들 도와주러 왔는데, 오히려 느끼고 배우는게 너무 많아요"

한국대학사회봉사회협의회 소속으로 동남아시아의 소수 민족과 빈민층이 사는 산악지역에 봉사 활동을 한 대학생들의 한결같은 소감이다.

협의회 해외봉사단 소속 대학생 115명은 지난 9일부터 30일까지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필리핀 4개국에서 현지 어린이들에게 식사 봉사를 비롯해 의료 교육 등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베트남 북부 하노이에서 50여km 더 들어간 오지 마을 끼난초등학교에서 교육봉사를 벌이고 있는 이동호(서강대 경영대 3년)씨는 "'봉사'라는 말이 못사는 사람을 돕는다는 뜻으로 알고 있었는데 잘못 알고 있었다"면서 "이 곳 아이들에게 배우고 느끼는 게 훨씬 컸다"고 말했다.

고교 시절 봉사 가산점으로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처음 봉사를 시작했다는 이씨는 "봉사 가산점으로 대학에 간다는 것이 다소 작위적이긴 하지만, 이 제도 덕분에 봉사의 기쁨을 알게 됐고, 아이들이 다시 보고 싶어 봉사단에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북부 씨엠립에서 승용차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프놈 크롬(Phnom Krom) 마을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강민지(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3년)씨는 현지 아이들의 열악한 삶에 눈물을 떨구었다.

마을에서 20km 떨어진 곳을 흐르는 돈레이샵 호수 주변에 지은 허름한 나무 집에 사는 아이들은 봉사단의 밥을 먹기 위해 아침 일찍 집을 나선다. 아이들의 놀이터이기도 한 호숫가의 삶은 매우 열악하다. 분뇨와 음식물찌꺼기로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호수 물을 마시는 아이들은 각종 질병을 하나씩 가지고 산다.

강씨는 "식사봉사를 하면 갓난아이부터 15세 아이까지 400여명이 몰려든다"면서 "이들은 한끼 식사에도 감사한 마음으로 고마움을 표시한다"면서 "이들에게 먹는 것은 전부일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처음 지저분한 아이들을 보고 꺼림칙했던 마음이 있었는데, 돌아가는 날에는 아이들을 한껏 껴안아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마을 근처의 국립 프놈끄라운 초등학교에서는 박경애(대구가톨릭대 간호학과 3년)씨가 난생 처음 칫솔질을 하며 신기해 하는 한 무리의 아이들을 인솔하고 있었다.

박씨는 "처음에 아이들을 보고 거부감이 들었던 게 지금은 미안하다"며 눈가를 적셨다. 그는 "졸업 후에도 의료봉사활동이 가능한 병원에 취업해 봉사활동을 계속하고 싶다"고 했다.

태국의 북부 산악지역인 치앙 라이에서 40여km의 산길을 지나 도착한 파캄마을에서 만난 임재희(경상대 사회복지 2년)씨도 봉사활동 예찬론자가 됐다.

그는 "2시간 넘게 산을 넘어 도착한 한 마을에서 처음보는 아이들이 마중 나와 손잡고 인사할 때 눈물이 핑 돌았다"면서 "아무것도 가진건 없지만 순수하고 밝은 모습의 아이들을 보면서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그는 "이곳에서는 가만히 있어도 배우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학생들에게도 꼭 권유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베트남 봉사단을 이끌고 있는 김균형(호남대 다매체영상학과 교수) 단장은 "요즘 학생들이 공부는 많이 해 똑똑하지만 인성교육의 필요성을 느낄 때가 많다"며 "봉사활동을 통해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봉사단에 참여한 이들은 단기간 봉사활동을 마친 뒤에도 봉사활동을 위해 만남을 지속하고 있다. 태국 봉사단장을 맡은 아주대 김공한 교수는 "보름 정도의 짧은 기간 봉사활동이지만, 이후의 삶에 대한 태도가 많이 달라지는 것을 경험한다"면서 "지난해 봉사단원들과 함께 최근 태안에서 봉사활동을 벌이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 이수진씨는 "봉사활동 시찰을 하면서 열악한 환경에서 더욱 활기에 찬 학생들의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며 "새 정부가 대학생 해외봉사단을 늘릴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더 많은 학생들이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용수 기자 (unnys@unn.net) | 입력 : 08-01-28 오전 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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