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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사진 찍는 학우들 부러웠다"
[인터뷰]고려대 출교생 강영만씨
"650일간의 농성 '패륜아' 낙인 가장 고통"
"총장님께 감사...학교에 대한 견제는 계속"
"이제 다 끝났다는 생각이다. 정말 기쁘다. 지금까지 도와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이틀째 천막 철거작업을 진행하던 강영만(컴퓨터교육·4)씨는 모든 게 끝났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무엇보다 650일간 학교와 평행선을 긋던 지난한 농성을 끝낼 수 있게 된 것을 가장 기쁘게 받아들였다.

출교생들에겐 오는 12일 학교측의 상벌위원회가 남아있다. 학교측이 제기한 항소로 본안소송(출교처분 무효확인 청구소송) 또한 서울고법에 계류중이다.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모든 문제가 풀렸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이기수 신임 총장이 직접 출교생들에게 3월 복학을 약속했기 때문에 출교생들은 일단 문제가 끝난 것으로 보고 있다. 상벌위원회 재심도 최대한 관대한 처분이 내려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거의 2년에 가까운 시간이었다. 추운날도 많았고 더운날도 많았다. 후배들이 허리통증, 무릎통증을 호소할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 그저 병원에 데려가는 것 밖에는 해줄 게 없었다."

출교생 중 가장 학번이 높은 강영만씨는 650일간 천막농성을 하면서 육체적 고통을 호소하는 후배들을 볼 때마다 무기력함을 느꼈다고 한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가장 고통스러웠던 것은 '패륜아'라는 낙인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패륜아로 낙인 찍힌 것이었다. 학교측이 마치 우리가 전대미문의 죄를 저지른 것처럼 몰아갔다. 일부에선 그것을 믿고 손가락질 할 때가 정신적으로 가장 고통스러웠다."

강 씨는 2006년 4월 당시 졸업을 한학기 남겨둔 상태였다. 7명 중 네명도 벌써 졸업할 때를 넘겼다.

"한학기를 남겨뒀던 졸업을 2년이 넘어 하게 됐다. 7명 중 4명이 졸업할 때가 지났다. 졸업사진 찍는 학우들 보면서 많이 부러워했다."

지난 2006년 4월 5일, 고려대 병설 보건대생의 총학투표권 인정을 요구하며 학교측과 실랑이를 벌일 때만 해도 '650일'이라는 까마득한 투쟁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학교측은 '교수 감금'을 이유로 당시 현장에 있던 19명의 학생들 중 7명에 대해 '출교'라는 사상 초유의 징계를 내렸다.

강영만씨는 "교수들에게 먼저 사과하라"는 말을 들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패륜적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끝까지 사과하지 않았다"며 "'사과'는 이를 인정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사태가 학교측과 출교생간의 '치킨 게임'이 되면서 농성은 650일간이나 이어졌고 해결 전망은 불투명해져 갔다. 그러던 중 지난 17일 이기수 교수가 신임 총장으로 내정되면서 변화가 생겼다.

이 신임 총장은 총장으로 내정된 4일후 출교생들의 천막을 방문해 대화를 시도했다. 어윤대·이필상·한승주 총장을 거치는 동안엔 볼 수 없었던 이례적 행보였다. 이 신임 총장의 이러한 행보로 양측간에는 오랜만에 대화가 이뤄졌고, 법원 판결도 학생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결론 나면서 출교자 문제가 해결 조짐을 보이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강씨는 이기수 총장에게 깊은 사의를 표했다.

"총장님께서 좋은 결정을 내려주셨다. 이전 총장님들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스승다운 모습이라고 생각되고, 앞으로도 잊지 못할 것이다. 참으로 감사하다."

강씨는 학생들에게도 미안함을 나타내면서, 학칙에서 '출교'란 징계를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이 본관 앞 천막 때문에 불편해 하고 졸업사진도 본관 앞에서 찍지 못했던 점은 미안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고려대 학칙에서 '출교'란 글자를 삭제해야 한다."

강씨는 "학교로 돌아가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졸업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총장님께 감사하게 생각하면서도, 이명박 정부의 대학자율화에 대해 완전하게 동의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학교에 대한 '견제'와 '투쟁'도 계속해 나갈 뜻을 밝혔다.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08-01-31 오후 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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