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강수' 두는 고려대 법대의 '속내'
법과대학과 동시 운영 '일본식 로스쿨' 주장
"왜 이제와서? 정원 불만 솔직히 말하라" 지적도
로스쿨 반납까지 거론한 고려대 법과대학의 속내는 뭘까? 고려대 내부에선 로스쿨 제도에 대한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외부에선 이를 120명 정원 배정에 대한 불만으로 보고 있다.
이기수 총장은 지난 13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로스쿨 반납 검토 사실을 밝히며 "성문법 국가인 우리나라는 일본과 같이 로스쿨과 법학부를 같이 운영할 필요가 있다"며 "법조인이 하나하나의 법률 개념을 확립하기 위해선 법과대학의 법률강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총장은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법학교수회와 사립대학교총장협의회 등을 통해서도 이러한 '일본식 로스쿨' 운영이 필요하단 여론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 고려대 교수도 "로스쿨 3년만 가지고 법학교육을 제대로 시키기에는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기존 법과대학 4년과 사법연수원 2년을 합해 총 6년의 교육기간이 3년으로 줄어드는 데 따른 법학교육의 어려움을 토로한 것이다.
이 교수는 또 "고려대 교수들도 로스쿨 반납까진 가질 않길 바라지만 현 상태로 로스쿨을 하는 것은 문제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근본적으로는 현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선을 바라는 압박의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다른 고려대 법대 교수는 "(로스쿨 반납은) 쇼가 아니다. 실제로 (로스쿨을) 안 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예비인가 받은 것을 포기할 각오를 하면서 로스쿨 개선 주장을 펴는 것이란 얘기다.
그러나 이러한 고려대의 주장은 외적으론 정원 배정에 대한 불만 표출로 비춰지고 있다. 특히 법과대학과 로스쿨을 동시에 운영하는 '일본식 로스쿨' 도입 주장은 "진작에 거론했어야 할 주장"이라며 '생뚱맞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사립대 법대 교수는 "로스쿨을 도입한 이유가 다양한 전공기반을 가진 사람들에게 법학교육을 시키자는 것인데, 지금와서 '일본식 로스쿨'을 주장하는 것은 너무 늦은 감이 있다"라며 "고려대가 솔직히 정원 배정에 불만이 있다고 말하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법시험 합격자 배출실적을 기준으로 정원 배정을 했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데 고려대가 정원 배정에 불만을 제기해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원 120명은 고려대 법대의 권위나 명성에 걸맞지 않다고 솔직히 말해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사법시험 배출 실적으로만 보면 서울대에 이어 국내 2위를 자릴 굳혀온 고려대 법대로선 '정원 120명' 배정에 참담함을 느끼고 있다. 하경효 학장은 교육부 발표 직후 "뭐라 말 할 기분이 아니다"고 말했고, 한 법과대 교수는 "고려대가 최대의 피해자란 인식이 팽배하다"고 전했다. 서울대는 몰라도 연세대와 성균관대와 같은 '급'으로 취급될 수 없다는 얘기다.
ⓒ 한국대학신문(http://unn.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