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경제·사회·문화적으로 하나가 되어 가는 글로벌 시대. 국내에도 외국인 유학생, 특히 아시아 유학생들이 급증하고 있다. 아시아 유학생들과 국내 대학생들은 학문적 상호 교류를 넘어 문화적·정서적 소통과 이해가 절실해지고 있다. 본지는 아시아 유학생들이 겪고 있는 애로와 불편 사항을 파악하고 이를 해소할 문화적·제도적 대안을 찾아보는 '프렌들리 아시아' 시리즈를 연재한다. 또한 아시아 유학생들이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국내 대학생들과의 커뮤니티의 장도 마련할 예정이다.<편집자 주>
<사진 설명 : 서울대 대외협력본부가 지난 하계방학 중 개최한 서울대국제하계강좌에 참석한 한 외국인 교수와 학생들이 강의 중간 휴식시간을 이용해 담소를 나누고있다>■
유학생 100명 중 93명은 ‘아시안’ = 외국인 유학생들의 국내 유입이 폭증하고 있다. 특히 100명 중 93명은 아시아 출신 유학생이다. 그러나 이들의 교육 여건을 위한 정부와 대학의 노력은 미약하다. 외국인 유학생 숫자는 늘고 있지만, 유학생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있는지는 의문이다. 아시아 유학생들이 한국을 잘 알고 본국으로 돌아 간 뒤에도 '좋았던 기억' 을 갖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교육과학기술부 통계에 따르면, 2008년 4월 1일 현재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 유학생은 6만3952명. 이는 정부가 유학생 유치에 적극 나서기 시작한 2004년 1만6832명에서 5년 만에 약 3.8배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아시아 출신 유학생은 무려 5만9375명(92.84%)으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아시아 유학생들의 증가 추세는 전체 외국인 유학생 증가율을 상회하면서 그 비중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전체 유학생 중 아시아 유학생 비율은 2004년 86.51%(1만4563명)에서 2005년 88.64%(1만9969명), 2006년 89.77%(2만9227명), 2007년 92.59%(4만5622명), 2008년 92.84%(5만9375명)로 날로 증가하고 있다.
교과부는 지난 8월 ‘스터디 코리아 프로젝트 발전방안’을 발표하면서 2012년까지 국내체류 외국인 유학생을 연간 10만명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어서, 유학생 숫자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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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화 지표 ‘성과’, 내실은 ‘글쎄’ = 유학생 증가는 대학으로서는 인바운드 국제화 측면에서 긍정적인 지표로 작용한다. 국내 대학생들이 다양한 문화를 지닌 세계 각국의 대학생들과 교류하면서 국제적인 마인드를 함향하고 외국어 습득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학생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더 좋은 교육을 받고 있다는 통계 자료는 찾아보기 힘들다.
기숙사를 제공받지 못하는 유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통계는 단적으로 국내 유학생들의 여건이 점차 열악해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해주고 있다. 유학생들의 기숙사 수용률은 2005년 51.63%로 최고에 달한 뒤 올해 3년 만에 43.29%로 떨어졌다. 기숙사를 제공 받지 못하는 유학생 수를 보면, 2004년 8437명에서 2005년 1만895명, 2006년 1만6422명, 2007년 2만 4791명, 2008년 3만6267명으로 증가했다.
유학 형태별로 자비유학생이 큰 폭으로 증가한다는 통계도 유학생들의 교육 환경 여건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다. 2004년 전체 유학생의 76.29%였던 자비유학생은 2005년 78.12%, 2006년 80.91%, 2007년 85.79%, 2008년 85.89%로 증가 추세다. 이들 자비유학생의 경우에는 대학 초청의 경우보다 기숙사 혜택을 받기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의 정책도 아시안 유학생에 대한 배려는 부족하다. 대표적인 것이 외국인 유학생 숫자와 영어강의 비율이다. 영어권인 필리핀 등 일부 아시안을 제외한 대부분 아시안 유학생은 영어강의보다 오히려 한국어 강의가 적합하고 한국어 교육을 더 내실 있게 해야 한다는게 대학 관계자들의 얘기다.
홍춘의 전북대 대외협력처장은 “대학 평가 지표에서 학생수와 영어강의 수를 기계적으로 입력하고 있다”면서 “아시안들이 영어보다 한국어로 강의를 듣도록 해 질 높은 교육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 처장은 “영어 강의를 어렵게 느낄 뿐더러, 한국에서 교육을 받았다는 아이덴티티를 갖기 힘들다”면서 “그들이 본국으로 돌아가 한국에서 교육을 받았다는 자부심을 갖도록 하는게 진정한 인바운드 국제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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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배려하는 교육 프로그램 필요 = 아시안 유학생의 학력 수준에 맞는 내실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제기되고 있다. 윤희원 서울대 대외협력본부장은 “서양 학생들의 경우 자국 교육수준은 높지만, 똑똑한 친구가 적은 반면, 아시아 학생들의 경우 똑똑한데 좋은 교육을 받지 못한 경우가 많다”면서 “영어 강의는 국내 학생에게 필요하지, 이들에게는 큰 매력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윤 처장은 “정부가 베트남과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아시아 학생들을 위한 한국학 맞춤 교과서를 만드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한국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미리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게 더 효과적”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특히 “문화적으로 배려한답시고 관광을 시켜주는 사례가 너무 많다”면서 “교육적으로 성취하도록 해 자국으로 빨리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적 성취를 통해 자국에서 더 큰 일을 할 수 있고 그럴 경우 ‘친한 인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크다는 설명이다.
아시아 유학생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국인 유학생에 대한 배려도 빼놓을 수 없는 문제다. 지난 성화봉송 사건과 쓰촨성 대지진 당시 일부 몰지각한 네티즌들의 중국인 비하성 발언, 그리고 중국산 식품 문제 등 중국과의 관계에 악영향을 주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중국인의 반한 정서와, 한국인의 반중 정서를 다독여야 한다는 것.
특히 본보 취재 결과 중국 유학생들은 특히 다른 외국 유학생들보다 국내 대학 입학을 위한 비자 취득에도 차별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안책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유학을 빙자한 취업자를 가려내기 위한 법무부의 조치이지만, 모든 중국 유학생들을 '범법자'로 족쇄를 채우는게 양국 모두에 도움이 안된다는 의견이 많다.
중국인 유학생은 2004년 8960명에서 올해 4만4746명으로 5년만에 5배 가량 증가했다. 중국 유학생은 올해 기준으로 전체 유학생 중에서도 69.96%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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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 증가 ‘내국인 역차별’ 논란 = 유학생이 증가하면서 오히려 한국 학생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언어 소통의 문제를 감안해 장학금 기준을 낮춘 결과 국내 학생들에게 돌아갈 장학금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기숙사 입주 혜택도 외국인들에게 더 많이 주어질 가능성이 많다. 강성진 고려대 국제처장은 “중국 학생이 가장 많은데, 중국은 100% 기숙사를 제공하는데, 우리도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다”면서 “한국 학생들이 오히려 그들에게 장학금과 기숙사를 빼앗긴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처장은 정부차원에서 장학금과 기숙사 지원 등에도 더 지원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평가 지표를 따라가기 위해 대학들간 출혈 경쟁이 심해질수록 교육의 질에 대해서는 등한시 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아시아 학생들 대부분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에서 오므로, 기숙사와 장학금은 물론 생활비까지도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 처장은 “이사아 학생이든 영어권 학생이든 더 많은 유학생을 유치해야한다”면서 “문제는 이사안과 영어권 학생의 밸런스 조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시아권은 가려는 학생은 적은데 오려는 학생은 많지만, 영어권은 그 반대”라면서 “이는 대학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