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대 “HK 심사결과 조작" 주장
12일 기자회견..."1, 2단계 심사위원 달랐다는 학진 주장은 거짓"
한국외대가 12일 학술진흥재단의 인문한국(HK) 지원사업 선정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어 심사결과가 조작됐다는 입장을 강력 표명했다. 또 학진의 심사가 불공정·불투명하게 이뤄졌다는 점도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외대는 지난 11일 학진 측이 보내온 ‘인문한국지원사업 정보공개요청 및 이의제기에 대한 회신’을 일차적으로 검토한 결과 중남미연구소에 대한 심사가 불공정하게 진행됐다는 결정적 증거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외대는 동남아연구소 심사 과정을 비롯, 더욱 세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한국외대는 △연구기반점수 조작 △단계별 점수 반영 비율 미공지 △심사기준의 일관성 부재 등을 문제로 제기했다. 학진은 학교별 연구기반·아젠다 등 2개 항목을 1·2단계에 걸쳐 심사, 최종 선정 대학을 결정했다.
학진 측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연구기반점수 평가는 1·2단계 각각 다른 심사위원에 의해 진행됐다. 그러나 한국외대가 심사서 내역을 살핀 결과, 연구기반점수에 대한 각 항목의 2단계 점수가 3명의 심사위원이 매긴 1단계 동일 항목 점수를 합해 3등분한 ‘평균 수치’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학진 측의 자료에서는 3명의 심사위원이 매긴 2단계 연구기반점수가 소숫점 둘째자리까지 일치하는 기현상이 발견된다.
전용갑 스페인어통번역학과장은 “이같은 결과를 볼 때 1·2단계를 각각 다른 심사위원에게 심사토록 했다는 학진 측의 주장은 거짓”이라면서 “1·2단계 점수의 완벽한 일치는 연구기반심사 평가에 있어서 조작이 있었다는 것의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또 이상환 연구산학협력단장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교수들을 통해 HK 사업 선정이 불공정하게 이뤄졌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면서 “일부 심사자는 ‘학진이 이미 선정 대학을 결정해 놓고 왜 심사위원으로 불렀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한국외대는 학진이 단계별 점수 반영 비율에 관한 사전 공지를 하지 않은 것도 비판했다. 학진은 지난 6월 발표한 자료에서 ‘2단계 심사항목 및 배점은 1단계 심사와 동일’하다고 공시했을 뿐 정확한 단계별 점수 반영 비율은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11일 보내온 회신에서는 1단계 30%·2단계 70%를 반영해 최종 선정했음을 뒤늦게 밝혔다.
전 학과장은 “학진 측은 정확한 점수 반영 비율을 이제까지 어떤 방식을 통해서든 공지한 바가 없었다”면서 “특히 면담평가로 이뤄져 주관성이 짙은 2단계 점수를 70%나 반영했다는 것은 불공정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심사기준의 일관성 부재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학진의 회신에 따르면 1단계 아젠다·2단계 연구기반심사는 ‘등급 심사’로, 1단계 연구기반·2단계 아젠다심사는 ‘개별 심사’로 각각 다르게 실시됐다.
전 학과장은 “항목별로 같은 심사 방법을 적용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면서 “등급 심사를 함으로써 학진이 내세운 개별심사제도의 취지가 사실상 훼손됐다”고 말했다.
한국외대는 지난 11일 학진의 HK 선정 효력 정지를 요청하는‘사업지원대상자제외처분 및 속행정지신청서’를 서울행정법원에 제출한 것에 이어 추후 심각한 경우 형사고발까지 할 방침이다.
이 단장은 “사실상 HK 사업 선정은 외대의 정체성과 관련된 것이고 외대는 사업 선정에서 탈락할 이유가 없을만큼 훌륭한 성과들을 거둬왔다”면서 “앞으로 우리나라의 모든 프로젝트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선정·운영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자회견까지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국외대는 학진의 인문한국지원사업에 9개 연구소가 지원, 해외지역연구 분야에서 면담 심사 대상 연구소로 중남미연구소·동남아연구소 2개의 연구소가 선정됐으나 최종 선정에는 하나도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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