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주경복 사분위원 강제 해촉 건의
정상화 지연 4개 대학에 임시이사 파견 수순(?)
2년 임기 11개월 가량 남아 법적 논란도 거셀듯
사분위, 22일 오후 4개大 정상화 방안 논의 예정
교육과학기술부가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사분위) 위원으로 활동 중인 주경복 건국대 교수를 사분위원에서 해촉해 달라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건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광운대·상지대·세종대·조선대 등 4개 대학에 임시이사를 파견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어 이들 대학의 정상화 방안을 놓고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21일 “주 위원을 해촉해 달라는 건의서를 지난 19일 행정안전부에 제출했다”며 “건의서는 행안부를 통해 대통령에게 전달된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해촉 사유로 주 위원이 지난해 서울시 교육감 선거비 불법 조성 의혹과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최근 검찰에 불구속 기소된 점을 꼽았다.
교과부 관계자는 “사분위원으로서 사학분쟁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처리하고 처리 결과에 신뢰성이 담보되어야 하는 사분위 기능과 역할에 비춰볼 때 사분위원으로서 조정 업무를 수행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이해관계인들이 주 위원에 대해 사분위원으로서의 적정성 여부를 계속 문제제기하고 있어 사분위가 원활히 운영되고 어렵고, 결정된 사항에 대해 공정성 논란이 예상되는 것도 중요한 해촉 사유”라고 덧붙였다.
사분위원은 대통령이 3명, 국회의장이 3명, 대법원장이 5명을 추천해 대통령이 위촉하게 되는데 주 위원은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추천했다. 교과부는 대통령이 추천·위촉했기 때문에 해촉 권한도 대통령에게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 사분위원은 “말도 안 되는 이유”라며 펄쩍 뛰었다. 이 위원은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무죄로 봐야 하는데 서둘러 해촉을 추진하는 것은 정권이 바뀌자 교과부가 ‘알아서 기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사분위가 파행을 겪어온 가장 큰 이유는 사분위원들 간 성향 차이로 인한 의견 대립이었고 주 위원은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추천했던 김윤자(한신대)·채종화(부산경상대학) 교수, 임채정 당시 국회의장이 추천했던 박거용(상명대)·이장희(한국외대) 교수와 함께 진보성향으로 분류된다. 특히 세종대 등 일부 대학은 주 위원과 박 위원에 대해 기피 신청을 내 관철시킨 적이 있다.
이 때문에 교과부가 실·국장급 인사(지난 13일자)를 끝내자마자 주 위원에 대한 강제 해촉을 실행에 옮긴 것은 광운대·상지대·세종대·조선대 등 4개 대학에 임시이사를 파견하기 위한 수순 밟기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교과부와 사분위원장을 사퇴한 정귀호 위원은 정상화가 지연되고 있는 이들 4개 대학에 임시이사를 파견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박정원 임시이사 파견학교 공동대책위원장은 “주 위원을 강제 해촉하고 정부 ‘코드’에 맞는 위원을 새로 위촉하게 되면 사분위 내 보수-진보 균형이 깨진다”며 “사학비리를 엄격하게 다뤄야 한다는 사분위원보다 사학의 소유권을 인정하는 사분위원들이 더 많아지게 되면 결국 이들 대학에 임시이사를 파견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사분위원들의 임기가 2년으로 아직 11개월 가량 남아있는 상태여서 법적으로 보장된 임기를 무시하고 강제로 해촉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법적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정부 위촉 위원의 경우 법인 임원 해촉 사유를 같이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주 위원의 경우 법적으로 딱 들어맞지는 않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은 “어떤 식으로든 강제 해촉을 검토할 것으로는 예상했지만 막상 이렇게 갑작스럽게 추진할 줄은 몰랐다”라며 “사분위원은 법으로 2년 임기가 보장돼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강제 해촉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희박한 만큼 구체적인 대응 방법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임시이사 파견 같은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해촉을 건의한 것은 아니다”라며 “사분위가 하루빨리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사분위는 22일 오후 회의를 열어 광운대·상지대·세종대·조선대 등 4개 대학의 정상화 방안에 대한 논의를 계속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한 사분위원은 “대법원장 추천 사분위원들이 광운대·상지대·세종대 등에 6개월 임기의 사를 파견하는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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