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멕시코와 캐나다 등 북미지역이 신종 플루(인플루엔자 A)의 진원지로 알려지자 이들 지역에 유학생을 보낸 국내 대학들이 유학생들의 안전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대학들은 사태가 악화될 경우 올 여름 어학연수 프로그램도 취소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신종플루 감염자는 지난 8일 현재 전 세계적으로 2천명을 넘어서면서 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진원지인 멕시코는 이날 2주간의 대학과 고등학교에 내려진 휴교령을 해제했지만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유학 생활에 대한 아쉬움이 남겠지만 학교의 뜻을 존중해 귀국을 서둘러 달라”. 한국외대는 지난달 30일 멕시코에서 유학 중인 재학생 27명에게 이메일을 통해 귀국을 요청해 최근 2명이 조기 귀국했다.
박정운 대외협력처장은 “현지 마스크와 위생 용품 보급 등이 열악한 상황이라 가족들도 불안감이 커 귀국 조치를 통보했다”면서 “진정 국면에 들어서 휴교령이 풀려 나머지 25명은 일단 멕시코에 머물면서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멕시코 과달라하대 22명과 인터콘티넨탈대 10명 등 모두 32명의 교환학생을 파견한 부산외대도 학생들에게 귀국을 요청했다. 9일 현재 17명이 조기 귀국했고, 오는 6월 초까지 13명이 추가 귀국 예정이다.
부산외대 관계자는 “학교에서 연락을 취해 귀국을 권유하고 있으며, 우선 마스크 50장을 현지에 보냈다”며 “학점 때문에 조기 귀국을 망설이는 유학생을 위해 조기 귀국하더라도 학점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멕시코에 파견된 교환학생 5명에게 마스크와 손소독청결제를 최근 현지에 보냈다. 대학측은 파견 학생들에게 귀국 의사를 물어 2명이 최근 귀국했으며 3명은 잔류를 희망했다.
고려대 국제처 관계자는 “오히려 공항에서 감염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하고 학생들의 의사를 물었다”면서 “체류하는 3명과는 매일 통화를 하고 있고, 멕시코 이외의 다른 지역 유학생들에게는 이메일과 싸이월드를 통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에 3명의 유학생을 보낸 성균관대는 학생들에게 이메일 공지를 보내고 매일 통화하며 안부를 묻고 있다. 3명 중 1명이 체류하는 지역은 비교적 안전한 지역으로 파악됐지만, 두명 중 1명은 9일 귀국했고 나머지 한 명에 대해서도 귀국을 독려하고 있다.
성균관대 국제교류팀 관계자는 “되도록 귀국을 독려하고 있고, 학생들이 걱정하는 학점 문제는 해당 대학과 논의해 학점에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서울대도 멕시코에 체류 중인 2명의 교환학생에게 연락해 귀국 의사를 타진했으며, 현지에 약품 등을 보내는 루트를 파악해 놓고 있다. 사태가 악화될 경우 학생들의 귀국을 독려하는 한편 의약품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멕시코 유학생이 없는 대학들도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 신종플루 감염자가 확인된 국가에 체류 중인 유학생들의 안전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미국 교환학생 70명을 포함해 370여명을 해외에 파견하고 있는 한양대는 학생들은 물론 소속 대학측에도 신종플루 관련 이메일을 보냈다. 해당 대학들에는 현지 상황이나 관리대책에 관한 정보를 요청해놨다.
한양대는 특히 5월 중 선발해 여름방학기간 중 파견 예정인 어학연수 프로그램의 경우 중단도 검토하고 있다. 이 대학 국제협력실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가지 못할 수도 있다고 공지하고 있다”며 “신종플루 변종이 나오는 등 사태가 악화되면 중단한다는 방침이다”고 말했다.
연세대는 멕시코 지역 유학생은 없는 것으로 확인하고 해외 교환학생으로 보낸 500여명의 학생들에게 전체 공지 이메일을 보내 안전을 확인했으며, 사태가 악화될 경우 올 여름 어학연수 프로그램도 취소를 고려하고 있다.
연세대 국제처 관계자는 “미국과 캐나다 등에 200여명이 있는데, 신변안전에 유의하고 만일의 상황 발생시 학교와 학부모에게 연락을 취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올 여름 20명을 미국으로 보내는 어학연수 프로그램은 상황에 따라 취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한림대는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2명의 교환학생의 건강 상태를 확인했으며, 미국 워싱턴에 3명을 파견한 제주대도 전화 연락을 통해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한편, 다른 지역 유학생들의 상황도 파악 중이다.
한편 대학들은 해외 유학 현황이 파악되는 교환학생 이외에 개인적으로 출국해 유학 중인 방문학생들의 소재 파악에는 어려움이 따르는 상황이다. 대학별로 방문학생들은 교환학생 수의 대략 2배 이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용수·민현희·김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