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약대 유치 사활 건 ‘3파전’
경북대·계명대·대구한의대 정원 50명 놓고 격돌
경북대·계명대 “약학 관련 연구기반 우수” 주장
대구한의대 “한약·약학 결합된 교육·연구 가능”
대구지역은 경북대와 계명대, 대구한의대가 약대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경북대와 계명대는 서로 약학관련 연구기반이 우수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구한의대는 약대 유치 시, 한약과 약학이 결합된 교육과 연구가 가능하단 주장이다.
◆경북대 “연구 경쟁력 자신”=지난 7월부터 약대설립추진위원회를 가동한 경북대는 노동일 총장이 직접 위원장을 맡았다. 노 총장은 지난달 15일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약대 유치에 실패하면 낙동강에 몸을 던질 수밖에 없다”고 말할 정도로 약대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경북대는 다른 대학 보다 약학 관련 연구 기반이 우수하다는 점을 내세운다. 정희석 기획처장은 “약대를 신설하려면 신약개발을 위한 R&D 기반이 필요한데 경북대는 수의대, 농대, 자연대, 의대, 의·치학전문대학원, IT분야 등을 모두 갖추고 있다”며 “첨단의료복합단지 입지지역을 선정할 때도 경북대의 연구업적이 55% 반영될 정도로 교육연구 경쟁력이 강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경북대는 약대 출신 교수를 9명 확보하고 있다. 약대 설립 신청서는 이들이 중심이 돼 작성하고 있다. 약대 신설 시엔 학부와 대학원까지 설치할 계획이다. 정희석 처장은 “지역 메디컬 산업과 중앙정부의 신성장동력 육성산업에 맞춰 대학원까지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약대가 신설되면 현재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칠곡메디컬타운 내에 입주하게 된다. 총 2000억원 규모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칠곡메디컬타운은 현재 동인동·삼덕동에 소재한 경북대 메디컬 캠퍼스를 보완하기 위해 건립되고 있다. 의·치과대학이 의·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되고, 간호대학이 신설되면서 생겨난 공간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계명대 “약대운영기금 1천억 확보”=계명대는 지난 1980년부터 약대 신설을 위해 노력해 왔다. 지금까지 무려 9차례 약대 신설을 추진했으나 실패한 ‘9전 10기’의 역사다.
계명대가 오래 전부터 약대 신설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학교의 뿌리와 관련이 깊다. 1899년 미 북장로회 선교사 존슨 박사가 세운 제중원이 계명대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강영욱 기획정보처장은 “존슨박사가 계명대의 시초인 제중원을 열었고, 그것이 동산병원이 됐다”며 “동산병원으로부터 시작된 계명대의 역사 때문에 약대 신설 요구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계명대는 성서캠퍼스 53만평에 약 3000억원을 들여 제2병원(동산의료원)을 건립하고 있다. 4년 뒤 병원이 완공되면 의대와 간호대가 이곳으로 옮기게 된다. 약대 신설을 대비해 운영기금 1000억원을 별도로 확보한 상태다. 강영욱 처장은 “병원 옆에 약대를 만들어 보건의료계열이 트라이앵글 체계를 이루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내 신약개발센터가 2001년부터 운영돼 왔다는 점도 강점이다. 강영욱 처장은 “대구지역이 첨단의료복합단지 입지지역으로 선정됐고, 계명대에는 10년 가까이 운영해 온 신약개발센터가 있다”며 “카피약을 검사하는 생동성센터도 갖추고 있어 신약개발 부분에서 계명대가 강점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약대 운영을 위해 모아 둔 1000억원의 기금은 해외 교수채용을 위해 투입될 예정이다. 강영욱 처장은 “갑자기 약대 추진대학이 늘어나면서 교수 인력 확보가 어려워 졌기 때문에 해외에서 교수를 데려올 계획”이라며 "2+4체제를 경험해 본 국가에서 교수를 초빙해야 약대 6년제 교육을 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한의대 “한약·약학 연계로 상승효과 기대”=대구한의대는 약대를 유치해 한의학과 약학이 융합된 약학 교육·연구 기반을 이루겠다는 포부다. 김문섭 기획연구처장은 “우리나라 한약재료 20% 이상이 대구·경북지역에서 생산되고, 경북 영천에는 대규모 한약유통단지가 조성돼 있다”며 “대구한의대가 약대를 유치하면 한방관련 영역에서 새로운 형태의 전문인력을 키울 수 있고, 지역의 특수성에도 부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의학 특성화 대학인 대구한의대가 약대를 유치해야, 한약과 약학이 결합된 새로운 차원의 인력양성과 신약연구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대구한의대도 약대 출신 교수를 9명 확보하고 있다. 한방제약공학·한약재약리학·한방의공학과 등이 소속된 한방산업대학은 약대 유치 시 중요한 연구기반이 될 수 있다.
‘한약의 과학화’를 위해서도 대구한의대가 약대를 유치해야 한다는 주장도 덧붙인다. 김문섭 처장은 “정부가 한약의 과학화를 위해 정책지원을 하고 있는데, 한약연구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약학전문 연구자와 연계해야 상승효과가 있다”며 “대구한의대가 약대를 유치하면 한약학과와 약학과를 연계, 천연물 연구 등에서 많은 연구성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부가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신약개발 부문의 발전을 위해선 양방과 한방의 균형 있는 발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 처장은 “한방에서도 양방 못지않은 연구인력이 나와야 하고 연구의 한 축은 신약 쪽에 집중돼야 한다”며 “이러한 연구가 이뤄질 때 전체적으로 한의학의 수준도 올라가고 국가 보건의료정책도 양방과 한방이 함께 발전하는 쪽으로 갈 수 있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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