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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대학, 해외분교 설립 ‘급물살’
교과부, 해외분교 설립 규제 완화 따라
대학가, 특성화 살린 해외분교 설립 박차
부실운영 등 무분별 진출 부작용 우려도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가 국내대학의 해외분교 설립에 관한 규제 조항들을 대폭 완화하거나 폐지키로 결정하면서, 국내대학들의 해외분교 설립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일각에선 규제완화에 따른 무분별한 해외분교 설립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교과부, 해외분교 설립 규제 완화 = 최근 교과부는 국내 대학의 등록금 해외 이전 금지 등 규제조항을 올해 안에 대폭 완화하거나 폐지토록 하는 법안 개정에 착수했다. 사립학교가 국내 재산을 처분하는 것을 강력하게 규제하는 조항을 완화하거나 없애고 분교 설립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할 방침이다.

그간 사립학교법 시행령 12조 등은 등록금 등 교비회계를 학교 이전 또는 분교설립에 이용하는 것을 엄격히 제한해 왔다. 교비의 국외 이전에 따른 외화유출, 횡령 수단 악용 소지 등 해외투자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해서다. 따라서 대학들은 적립금이나 교비를 해외로 송금할 수 없어 사실상 해외분교 설치가 불가능했다.

때문에 일부 대학이 LA 등 해외에 사무소를 두거나 별도 법인을 설치한 경우는 있으나 아직까지 공식 해외 분교를 설치, 운영한 사례는 없다. 그러나 점차 학생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더이상 국내대학의 해외진출 길을 막아둘 수 만은 없다는 게 교과부의 설명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해외 어학연수 수요가 상당하고 학생 수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학의 해외 진출을 묶어 놓고 있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있어 왔다”며 “올해 관련 규정을 대폭 손질한 뒤 내년 초에는 시범학교가 나올 수 있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학들, 해외분교 설립 박차 = 교과부 방침에 따라 대학들의 해외분교 설립 움직임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4년제 200여개 대학이 교과부에 분교 설립을 타진했고, 홍익대·동국대·고려대 등 서울 시내 대학에선 미국 LA지역 분교 설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해외분교 설립 움직임이 가장 활발한 대학은 홍익대다. 미국 캘리포니아 LA지역에 디자인계열을 특성화한 분교를 준비하고 있다. 김유진 기획부처장은 “그동안 LA분교 설립을 위해 교과부에 꾸준히 의견 개진을 해왔고 10여년 간 준비를 해 왔다"며 “디자인 계열 등 경쟁력 있는 특정 분야를 특화한 분교를 설립한다면 충분히 세계무대에서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익대는 분교를 통해 △국내 유치 어려운 현지 전문가를 교수로 확보 △현지 산업과 문화기반 활용 △한국 전통문화의 창달 △어학연수 프로그램 제공 등의 기대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에 이어 디자인·법학·건축 분야를 특성화한 일본 분교 설립도 추진, 현재 일본대사관과 분교 설립에 관한 구체적 논의가 진행 중이다.

동국대도 LA지역 분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한의과 대학인 ‘DULA’(Dongguk Universoty Los Angeles) 캠퍼스를 출범하면서 LA분교의 초석을 다졌다. DULA는 현재 동일한 이사장 아래 법인을 달리한 형태로 국내법 적용은 받지 않고 있다. 향후 교과부 추이에 따라 공식적 분교로 전환하고, 1~2년 안에 동양 철학, 불교 등 3개의 학과를 신설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미국 LA지역 외에도 파키스탄, 인도 등 세계 각국으로의 국내 대학 진출이 예상된다. 한서대는 이미 인도와 캄보디아에 현지캠퍼스를 구축, 이를 공식적 분교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한양대도 파키스탄과 터키에 해외분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무분별한 진출 부작용 우려도 = 그러나 일각에선 규제완화에 따른 무분별한 해외분교 설립 등 부작용 우려도 제기된다. 또한 해외분교가 투자 대비 수익성 창출이 쉽지 않아 ‘부실운영’될 소지가 크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한 대학 관계자는 “미국이나 영국이 각국에 해외분교를 두고 있는 것은 어학연수차 분교에 입학하는 외국인의 수요가 많기 때문”이라며 “한국어교육에 대한 수요는 많지 않아 해외분교 설립이 수익을 창출하기보다 오히려 손해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당초 LA분교 설립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대는 현재 분교 설립 추진에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해외분교를 통한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분교 설립 대신 유럽에 사무소를 한 곳 더 개소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법인화가 된다면 모르지만, 현재로선 10년 후 쯤에야 분교 설립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교비의 해외이전에 따른 투명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만큼, 교육당국의 적절한 규제는 필수적이라는 의견도 제시된다. 홍익대 김유진 기획부처장은 “사전에 충분한 준비 없이 국내대학이 해외에 진출하면 부실하게 운영될 가능성이 크고, 행정감독이 어렵다는 점에서 악용될 소지가 있어 적절한 규제는 필수적”이라며 “국내 본교의 재무건전성을 철저히 심사하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충분한 교육역량을 입증한 국내대학에 한해 해외 진출을 허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여진 기자 (dike@unn.net) | 입력 : 10-05-07 오전 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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