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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칼럼] 한국대학신문
[기고]교과부의 대출제한 대학 발표 유감
황규홍 동아대 입학관리처장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는 9월 7일 학자금 대출한도 제한 대학 30개교를 발표했다. 이 중 24개교는 학자금의 70%까지 대출이 가능한 B그룹에 속하고, 6개교는 학자금의 30%까지만 대출이 가능한 C그룹에 속한다.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의 비율을 살펴보면 B그룹에는 4년제 대학 13개교와 전문대학 11개교가, 그리고 C그룹에는 4년제 대학 2개교와 전문대학 4개교가 각각 포함되어있다. 교과부는 이번 조치는 대학교육의 질적 향상과 대출제도의 건전성 확보를 위한 것이며, 신입생 충원률, 취업률, 전임교원확보율을 포함한 대학의 교육여건 및 재정 건전성 등을 근거로 30개교를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학령인구의 감소로 인해 지원자보다 대학 모집 정원이 더 많아지는 현재의 실정을 감안하면 정원 미충원, 교육여건 악화 등으로 경쟁력이 부족한 대학을 그대로 간과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따라서 이번 교과부의 학자금 대출제한 조치는 무분별한 대학의 난립을 억제하고 고등교육의 내실화를 위한 필수적인 첫 걸음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교과부의 부실대학 명단발표는 발표 시기, 평가 잣대, 제재 수단 등에 있어 문제점이 있어 보인다.


첫째, 발표 시기가 2011학년도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하루 앞둔 9월 7일이라는 것이 문제가 된다. 그 이유는 학자금 대출제한 대학 명단에 오른 대학들은 부실대학으로 각인 되어 신입생들이 올해에는 더 지원을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는 예년보다 더 낮은 신입생 충원률과 더 심각한 재정악화와 열악한 교육환경을 야기 시켜 대학의 성과지표를 더욱 더 추락하게 만들 것이다. 이것은 곧 대학이 자발적으로 교육여건을 개선하고 평가지표를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의 상실을 의미한다. 즉 대학들에게 개선의 기회를 주지도 않고 강제적 퇴출의 길을 선택하게 하는 셈이다. 또한 이번 결정과 관련된 입법 예고나 공청회 등의 부재 등도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둘째, 교과부의 평가 기준도 지역의 학력격차, 인구밀도, 대학의 특성 등을 고려하지 않은 일괄적인 잣대라는 것이다. 발표된 30개 대학 중 26개교가 모두 사립으로 지방에 위치하고 있어 학생들의 수도권 쏠림 경향을 고려하면 수도권 대학 및 국·공립 대학과 동일한 평가 지표를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즉 수도권 집중화로 파생되는 지방대학의 저조한 신입생 충원률 및 졸업생 취업률은 근본적으로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와 결코 무관하지 않기 때문에 지방대학들이 이번 평가에서 더욱 불이익을 받았다. 따라서 이번 학자금 대출제한 대학 선정이 지방대 고사와 지역균형 발전의 부재로 이어질 수 있는 우려가 있다. 뿐만 아니라 평가가 과거 지표를 바탕으로 현장 실사 없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평가 지표의 타당성과 객관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셋째, 등록금 대출 제한이 대학 구조조정을 시작하는 방법으로 적합한지에 대해서도 의문이다. 등록금 대출이 제한되면 일차적 피해는 대학이 아니라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서민층 자녀들이 학자금 대출의 주된 수요자라는 점에서 이번 교과부의 제재는 대학의 부실 경영을 서민층 학생에게 전가시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학자금 제재를 받은 대학은 대학 자체의 부실경영 책임도 있지만 일정 기준만 충족하면 대학을 자유롭게 설립할 수 있도록 한 ‘대학설립 준칙주의’를 도입한 정부의 책임이 더 크다. 이런 정책 도입 이후 수많은 대학이 설립되었고 이중 상당수가 신입생 충원을 다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대학들은 이번에 발표한 30개 대학에 들어 있거나 가까운 미래에 유사한 명단에 올라 장기적으로 퇴출 대상인 대학이 많다. 따라서 정부는 부실 대학 양산에 대한 책임이 있으며, 나아가 이번 학자금 제재를 통하여 이런 대학의 퇴출을 유도하는 정부의 움직임 또한 대의명분이 부족하다고 말할 수 있다.


대학이 포화 상태인 현 시점에서 경쟁력을 상실한 대학의 구조조정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을 한다. 그러나 정부의 학자금 대출 제한을 통한 부실 대학의 경영 정상화 방안은 그 발표 시기, 평가방법, 수단의 적정성에 있어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 중심인 우리나라의 구조적 문제점을 직시하고 동일한 잣대로 모든 대학을 평가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국·공립 대학 그룹, 사립대학 그룹, 수도권 대학 그룹, 지방대학 그룹, 대·중·소규모 대학 그룹 등과 같이 규모나 여건이 비슷한 대학들을 묶어서 그룹별로 평가하여 대학교육의 선진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국대학신문 칼럼 | 입력 : 10-09-10 오후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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