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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출신 실무연수 의무화 논란 ‘확산’
사개특위 ‘6개월 이상’ 연수 못 박아...로스쿨 반발
“매년 1500명 합격생 수용할 연수기관 있나” 지적
유급 여부는 자율...“로스쿨 졸업생 강제노동 시키나”
로스쿨 출신 변호사에 대해 ‘6개월 이상’의 실무연수를 의무화 하자 로스쿨들의 반발이 거세다. 3년간의 로스쿨 교육과정에 이미 실무교육이 포함됐기 때문에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연수 안 받으면 아무것도 못해”=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이하 사개특위)가 지난 26일 확정한 변호사법 개정안에 따르면, 로스쿨 졸업생은 변호사시험에 합격하더라도 일정기간 실무연수를 받아야 사건 수임이 가능하다. 변호사 자격을 얻더라도 6개월 이상의 실무수습을 거치지 않으면 단독 개업을 포함, 로펌의 변호사로도 활동할 수 없다.

오는 2012년부터 배출되기 시작하는 로스쿨 졸업생은 매년 1500~2000명에 육박할 전망이다. 아직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결정되진 않았지만, 로스쿨들의 주장대로 80% 이상에서 정해진다면 매년 1600명 이상의 변호사가 배출된다. 적어도 1500명 이상의 합격자가 배출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사개특위가 확정한 개정안에선 이들이 변호사시험 합격 후 법원·검찰·로펌·변호사사무실 등에서 실무 경험을 쌓도록 했다.

문제는 이 대목부터 발생한다. 과연 매년 배출되는 1500명 이상의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을 기존 법원·검찰·로펌·변호사사무실 등에서 모두 수용할 수 있느냐는 문제다. 결국 상당 수 인원이 실무 수습기관을 찾지 못하고,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실무수습을 받게 될 전망이다.

■“다양한 인재 양성 취지에도 부적합”=로스쿨 도입 취지는 법조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할 변호사를 양성하기 위한 것이다. 때문에 로스쿨 출신들이 꼭 법조계에서만 실무연수를 받아야 하느냐는 회의적인 반응이 나온다.

윤용석 부산대 로스쿨 교수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모두 법조계로 진출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로스쿨 출신이 사회 다양한 곳에서 일하도록 하겠다는 게 로스쿨제도 도입의 취지인데, 이번 실무연수 의무화는 이런 취지를 간과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상희 건국대 로스쿨 교수도 “로스쿨 출신 가운데는 기업이나 공공기관, 국제기구에서 활동할 사람도 많을 텐데 이런 사람까지 법원이나 검찰, 로펌이나 변협에서 교육시킬 필요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실무연수 기간인 6개월간 급여를 받지 못해 생기는 문제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사개특위에서는 실무수습을 ‘유급’으로 실시토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최종적으로는 실무수습 당사자 간 계약에 따라 결정토록 했다. 계약 당사 간의 ‘사적 자치’를 존중한다는 취지다.

결국 급여를 줄 지 말 지 여부는 실무연수 기관의 판단에 따라 정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재정이 충분한 대형 로펌에선 우수 인재 확보차원에서 ‘유급’으로 연수를 시행하겠지만, 상당 수 기관이 ‘무급’으로 결정할 확률이 높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지금까지 사법연수원생들을 별도의 급여 없이 2개월 동안 실무수습 시키고 있는 법원이나 검찰이 과연 로스쿨 출신 수습생들에게 급여를 지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6개월간 강제 노동시키나”=한상희 교수도 “3년 동안 비싼 등록금을 내고 공부한 사람들에게 또 다시 6개월간 무급으로 일하라는 것은 강제노동을 시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용석 교수도 “안 그래도 경제활동을 시작할 나이가 지난 사람이 대부분일 텐데 시험을 마치고 난 뒤 약간의 기간 동안 실무연수를 받는 것은 몰라도 6개월간 무급으로 일하게 한다는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물론 그간 로스쿨 출신의 실무능력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돼 왔던 게 사실이다. 사법시험 합격 후 사법연수원으로 이어지는 실무교육 과정이 로스쿨 하나로 대체되면서 제기된 지적이다. 아울러 △변호사시험 과목에 치중하는 로스쿨 교육 △학점 비중이 낮은 실무과목 △법조실무교수의 이탈 등으로 로스쿨 실무교육이 취약하단 문제 제기가 있었다.

2년 전 경희대 로스쿨을 떠나 변호사로 복귀한 김주덕 변호사는 “로스쿨생이나 대학이나 변호사 시험 합격을 최우선 과제로 두기 때문에 로스쿨에서 실무교육이 자리를 못 잡고 있다”며 “로스쿨 출신은 변호사시험만 붙으면 따로 실무교육을 시키는 과정이 없어 로스쿨 출신을 선호할 로펌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대한변호사협회 등 변호사 단체에선 최소 2년간의 변호사 연수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왔다.

■이미 로스쿨서 실무교육...“실효성 없다”=이번 변호사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법조계 일각에선 연수기간 6개월이 짧다고 지적한다. 반면 로스쿨들은 “로스쿨 교육과정 중 충분한 실무연수가 이뤄지고 있어 별도의 연수과정이 필요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실무 연수기간을 ‘6개월 이상’으로 정한 것도 로스쿨 측의 손을 들어줬다는 불만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스쿨들의 반발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로스쿨 인가 당시 실무과목 개설을 의무화 했고, 매년 방학 중 실무연수를 실시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종수 연세대 로스쿨 교수는 “현재에도 방학 때마다 학생들을 법원이나 로펌 등으로 실무연수를 보내고 있다”며 “그럼에도 변호사시험 합격 뒤 6개월간 실무연수를 받도록 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로스쿨이 변호사시험 합격에만 매달려 실무교육을 등한시 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 이종수 교수는 “아직 변호사시험 합격률이나 난이도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로스쿨 교육 정상화 문제만 얘기하고 있다”며 “로스쿨은 인가기준 만들 때부터 실무교육을 강조했고, 향후 평가에서도 실무과목 개설여부가 반영되기 때문에 실무교육이 부족하다는 주장은 억지”라고 지적했다.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10-10-30 오후 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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