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이 끝나면 점수 싸움이 아닌 전략 싸움이 시작된다’는 말이 있다. 지나간 수능시험에 미련을 갖기 보다는 자신의 점수를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그에 따른 전략을 짜는 게 중요하다.
■어떤 지표 활용하는지 먼저 파악=대학에서 수능성적을 반영할 땐 표준점수·백분위·등급 등 3개 지표를 활용한다. 수험생의 상대적 위치를 나타내는 백분위 점수와 달리 평균과 표준편차를 활용해 산출하는 표준점수는 시험의 난이도, 응시생 성적 분포 등에 따라 달라진다. 백분위 점수가 같아도 영역별 표준점수는 달라질 수 있다.
진학사 김희동 입시분석실장은 “어려운 과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경우 일반적으로 표준점수는 높게 나온다”며 “해마다 달라지는 게 표준점수이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는 대학에 지원할 경우 어떤 영역의 표준점수가 높게 형성되는지에 따라 유·불리를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올해는 언어·수리·외국어 영역 모두 난이도가 상승했다. 상위권 학생들의 표준점수가 지난해에 비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따라서 영역별 표준점수를 반드시 고려한 뒤 지원해야 한다는 게 입시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대학들은 대부분 수능영역 중 언어·수리·외국어·탐구 영역을 모두 반영하는 ‘3+1’ 형태를 띤다. 그러나 일부 대학과 특별 전공(학과)에 한해 언어·수리·외국어·탐구 영역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2+1’ 또는 ‘2개 영역 선택’ 형태로 반영하기도 한다.
선택적으로 수능을 반영하는 서울 일부 대학의 경우 인문계는 수리영역, 자연계는 언어영역을 선택영역에 포함시키고 있다. 따라서 특정 영역의 성적이 불리하다고 판단될 경우 해당 영역을 선택할 수 있는 대학을 찾아 지원하는 게 현명하다.
■모집단위별 가산점을 활용하라=일부 대학에선 특정 영역에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다. 대학 내에서도 모집단위에 따라 가산점은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지원할 대학이나 모집단위를 선택할 때 수능 반영영역과 가산점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인문계 교차지원을 허용한 대학·학과의 경우 자연계 수험생이 불리해지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수리 ‘가’형이나 과학탐구를 필수로 지정한다. 일부 대학의 경우 사회탐구나 외국어 등에도 가중치를 부여하는 경우가 있다.
건국대 인문계열의 경우 ‘제2외국어·한문’ 영역 취득점수의 5%를 전체 합산점수에 추가 반영한다. 단국대는 자연계열은 물론, 인문계열 지원 시에도 수리 ‘가’형에 10%의 가산점을 부여한다. 성신여대는 일부 어문계열 지원 시 ‘제2외국어·한문’ 영역의 취득 백분위에서 2%를 가산한다. 따라서 수리와 탐구영역, ‘제2외국어·한문’ 영역 성적이 잘 나왔다면 대학별로 가산점 여부를 파악해 이를 활용해야 한다.
대학마다 수능 성적을 반영하는 영역별 반영비율이 다르다. 따라서 어떤 영역의 점수가 우수하냐에 따라 사정이 달라진다. 최종 지원여부는 대학별 환산점수로 결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김희동 입시분석실장은 “서울대를 비롯한 상위권 대학에선 탐구영역을 자체 보정한 점수(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하고 있다”며 “일부 대학에선 영역별 가산점을 적용하고 있어, 대학별 계산식에 따라 자신의 점수를 환산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문 최상위권 경영계열 선호도 높아=성적에 따른 지원 전략도 중요하다. 대학의 모집 군별로 인문·자연계열 최상위권과 중상위권의 전형 방법을 분석해 가장 유리한 전략을 짜야 한다.
인문계 최상위권은 비교적 모집군별 지원 경향이 뚜렷하다. ‘가’군에서 고려대·연세대, ‘나’군에서 서울대, ‘다’군에서 교차지원이 가능한 의학계열에 지원하는 경향이 매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2010학년도에는 ‘다’군에서 의학계열 선호도와 함께 중앙대 경영학부의 지원률이 높게 나타났다. 이는 한국외대와 서울시립대가 ‘다’군 모집을 하지 않음에 따라 지원할 만한 상위권 대학이 많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서울시립대가 인문계열에서 다시 가·나·다 분할 모집을 실시하고, 경희대가 새롭게 ‘다’군 모집을 실시함에 따라 중앙대 경영학부에 몰렸던 인원이 분산될 것으로 보인다.
인문계 최상위권의 경우 특히 경영계열 선호도가 높다. 사회과학계열과 자유전공학부 등에 대한 지원경향도 일관되게 나타난다. 또 서울대에 지원한 학생들이 대체로 ‘가’군 고려대 경영대학·정경대학, 연세대 경영학과·경제학부 등의 인기학과에 지원하므로 서울대 합격자 발표 이후 고려대·연세대의 추가 합격 인원이 많을 전망이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이사는 “인문계 최상위권의 경우 상위권 대학이 몰려있는 가·나군에서는 소신지원을, 다군에선 안정 지원하는 경향이 강하므로 이런 군별 지원 추세를 고려해 지원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군 의학계열 교차 지원시 수리와 탐구 영역에 가산점이 주어지거나 수리 영역 반영비율이 높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1~2점 차이가 대학 환산점수에서는 크게 벌어질 수 있다. 수리 ‘나’형 응시자의 경우 불리할 수 있기 때문에 지원 대학의 수능 활용방법에 유의해야 한다.
인문계 중상위권 수험생은 대체로 가군이나 나군에서 상위권 대학에 상향지원을 하고, 나머지 두개 군에서 소신·안정 지원하는 경향을 보인다. 최상위권 학생들이 안정 지원하는 ‘다’군에서는 합격자 이동 현상이 많아 추가 합격되는 응시자가 많다. 때문에 중상위권 학생들은 ‘다’군에서 소신지원을 해보는 것도 전략이다.
중상위권은 경쟁이 치열한 그룹이다. 수능 비중이 높은 정시에선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수능반영방법이 본인에게 유리한지를 반드시 살펴야 한다. 특히 자연계 교차 지원을 할 경우 영역별 반영비율이나 가산점 부여방식을 꼼꼼히 챙겨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
■자연 최상위권 한 곳 이상은 ‘의학’ 지원=자연계 최상위권에선 가·나·다군 중 최소한 하나의 모집군에선 의학계열에 지원하는 응시생이 많다. 특히 서울대 의예과를 지원한 학생들은 ‘가’군과 ‘다’군에서도 의학계열을 지원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가’군에서 고려대·연세대·성균관대 자연계 상위학과(의예 생명공학계열)에 지원하고, ‘다’군에선 의예과를 노리는 수험생도 많다.
졸업 후 진로가 다양한 수학·통계학 분야의 선호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 때문에 이 부분을 고려한 지원전략을 세워야 한다. 올해 신설된 중앙대 융합공학부(가나군)와 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과(나군)의 경우 대학에서 많은 혜택을 부여하는 특성화학과다. ‘가’군에서 고려대·연세대·성균관대 등 상위권 대학에 소신 지원한 학생들이 ‘나’군에선 이런 학과에 대거 지원할 가능성도 높다.
자연계 중상위권 학생들도 인문계와 마찬가지로 한 개 군에선 상향지원을, 나머지 두 개 군에선 소신·안정 지원하는 경향을 보인다. 상위권 대학의 비인기 학과나 지방 국립대 상위권 학과에 상향 지원했다면, 나머지 군에선 안정적인 합격을 노린다.
‘다’군은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들이 주로 안전 지원하는 모집군이기 때문에 올해도 중복합격에 따른 이동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추가 합격을 염두에 두고 ‘다’군에서 서울소재 중상위권 인기학과에 소신 지원하는 경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모집 단위에서는 수리 영역 성적이 당락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수리 영역 반영 비율과 수리 ‘가’형 가산점 여부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교차 지원 시에는 수리 유형에 따른 가산점이 있는 경우에는 1~2점이 낮더라도 가형 응시자가 더 유리할 수 있다.
<신하영 기자>
수능 100% 전형 vs 수능 우선선발 우선선발전형, 일반선발 방식도 감안해야
올해 정시에선 인문계 82개교, 자연계 85개교에서 수능 100% 전형을 실시한다. 국민대(가)의 경우 모집인원의 50%를 수능성적만으로 우선 선발하고, 단국대(나)와 서울시립대(가)도 수능 우선선발 인원을 늘리는 등 수능 중심전형이 확대 추세다.
수능성적만으로 선발한다는 점에서 수능 우선선발과 수능 100% 전형은 같다. 그러나 수능 성적에 따라 추가 선발하는 수능 100% 전형과 달리 수능 우선선발은 우선선발에서 떨어질 경우 일반선발 방식을 적용해 추가 선발한다. 수능 우선선발과 수능 100% 전형의 차이점을 보다 자세히 알아보자.
수능 우선선발이란 일정 비율의 인원을 수능성적만으로 먼저 선발하는 제도다. 따라서 학생부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면 우선선발 비율이 높은 대학에 지원해보는 게 좋다. 다만 우선선발 되지 못할 경우 자동적으로 수능과 학생부 성적이 모두 반영되는 일반선발 방식으로 평가받는다는 점을 유의해 한다. 추가합격도 일반선발에 따른 예비순위로 선발하기 때문에 불리해 질 수 있다.
수능 100% 전형이란 모집인원 전체를 수능 성적만으로 선발하는 제도다. 대부분 분할모집 대학에서 실시된다. 수능 성적만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지원자들의 수능 점수가 높다. 따라서 목표 대학 대비 학생부 성적은 부족하지만, 수능성적이 우수한 경우라면 지원해 볼만 하다.
특히 수능 학습에 집중하는 졸업생이 유리할 수 있다. 또 수능성적 우수자들이 지원하다 보니 합격자 중 일부는 다른 군으로 이탈해 추가합격의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특징이다. <신하영 기자, 도움말=진학사 김희동 입시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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