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남산 서울클럽에서 열린 사립대 총·학장 간담회의 화두는 단연 재정 확보였다. 해외 대학처럼 기부 문화가 활성화되지 못한 국내 대학, 특히 사립대로서는 무엇보다 정부의 재정지원에 기대를 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 자리에는 교육부 김정기 차관보와 국회 권철현 교육위원장(한나라당)이 참석, 각각 내년도 고등교육 예산과 대선 공약 등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2008년 고등교육 예산은 올해보다 1조원이 늘어난 4조 7,000억원으로 확대된다. 증액된 1조원은 크게 연구력 제고(2,750억원), 교육중심대학 등 교육력 향상(4,600억원), 저소득층 지원 및 사회통합(2,650억원) 등에 집행된다. 특히 세계적 수준의 연구선도대학 10∼15곳에 1,000억원을 지원하며, 교육력 향상을 목표로 전문대학 600억원을 포함, 총 13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김 차관보는 “내년 교육예산의 특징은 기존 프로그램 위주 방식에서 ‘포괄재정’ 지원방식으로 바뀐 것”이라며 “기존 BK21·누리사업 등 개별 특성화사업에 대한 지원이 총장의 창의적 대학 운영을 가로막는다는 지적이 있어 이 같은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교육부의 이같은 기조 발표에 사립대 총·학장들은 각자가 처한 대학 상황에 따라 다양한 의견들을 쏟아냈다.
사립대총장협의회장인 손병두 서강대 총장은 “대학은 등록금의 30%를 장학금으로 지급해야 하고, 이중 10%를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줘야 한다. 이 10%의 예산을 증액된 1조원 중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한 관련 예산으로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전문대학협의회장인 김정길 배화여대 학장은 “예산이 증액됐다고 하나 전문대학은 4년제 대학에 비해 1/10 규모의 지원만 이뤄지고 있다”면서 “직업교육 활성화가 국제경쟁력으로 직결되는 만큼 전문대학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문호 아주대 총장은 대학의 감가상각비 인정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번 예산안 중 연구선도대학을 몇몇 대학에 한정하는 것은 문제”라며 “분야별로 우수 연구력을 갖춘 대학들이 많다. 앞으로 실시될 대학정보공시제도와 연계해 우수한 분야에는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용두 대구대 총장은 “교육부의 포괄재정 지원을 높이 평가하지만, 연구력보다 교육력 향상 관련 재정 규모가 늘어나야 한다”면서 “인력의 공동화, 이공계 기피현상 등을 해결하려면 국내 대학의 95%가 교육중심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대학들의 주장에 권철현 의원은 “국회 한나라당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모여 이명박 후보에게 전달할 대선 교육공약을 만들었다. 고등교육 예산을 GDP 1% 수준으로 확충하고, 대학 입시자율화를 보장하는 내용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고등교육 예산이 GDP의 1%로 늘어난다고 가정하면, 대학 관련 정부 예산은 현재의 3조 5,000억원 가량에서 9조원으로 2~3배 증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