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홈 > 뉴스 > 교육정책

목록
프린트 스크랩
로스쿨 원안대로…추가 선정은 새 정부로
교육부, 법학교육위 안대로 예비인가 확정…9월 본인가 때 추가선정 검토
증원없인 사실상 추가 선정 힘들듯…탈락대학들, 법적소송 등 반발 확산

교육부가 경남지역을 추가 선정하라는 청와대 요구를 거부하면서 세 차례나 발표 연기됐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예비인가 대학이 지난달 31일 공개된 법학교육위원회의 잠정안대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서울권역 15개 대학, 지방 4개 권역 10개 대학 등 총 25개 대학이 오는 9월 본인가를 거쳐 내년 3월 개교하게 된다.


그러나 교육부는 본인가 때 정원이 남거나 총 입학정원이 늘어나면 지역균형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이번 예비인가에서 제외된 지역에 로스쿨을 추가로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로스쿨 예비인가 대학 추가 선정을 둘러싸고 지역균형 문제로 대립해 왔던 청와대와 교육부의 갈등은 일단 봉합됐다.

하지만 로스쿨 추가 선정 문제가 사실상 차기 정부로 넘어가게 돼 성사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를 둘러싼 대학가의 반발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평행선 달리던 교육부-청와대 극적 합의= 김신일 교육부총리는 4일 오후 5시 정부종합청사 별관 제2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법학교육위 잠정안대로 25개 대학에 로스쿨 예비인가를 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당초 법학교육위로부터 잠정안을 제출받고 지난달 31일 공식 발표하려 했으나 청와대 보고과정을 거치면서 ‘1개 광역시도 1개 로스쿨’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고 발표를 4일로 연기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경남은 인구가 306만이 넘은 큰 곳인데 한 개의 대학에도 로스쿨이 배정되지 않은 것은 지역간 균형 발전에 어긋나는 것으로 좀더 검토하자는 것이 청와대의 취지”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교육부는 법학교육위의 심의결과를 언론에 공개하며 사실상 청와대에 반기를 들었다. 청와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던 이날 오전에도 “이날 오후 2시 발표하겠다”고 밝히는 등 법학교육위 잠정안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교육부와 청와대는 이날 오전부터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 등과 로스쿨 추가 선정에 대한 최종 조율을 시도했으나 실패해 또 다시 발표 시기를 오후 5시로 연기했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교육부가 ‘확정안 발표시점을 늦춘다’는 발표를 할 가능성도 있다”는 소리도 흘러나왔으나 막판 합의에 성공, 교육부는 이날 오후 5시 법학교육위 잠정안 그대로 간다고 발표했다.


◆로스쿨 추가 선정은 사실상 립 서비스?= 교육부는 올해 9월 본인가 때까지 이행상태를 점검해 부진한 대학의 정원 감축이나 인가취소로 잉여정원이 발생할 경우, 관련 법률 절차에 따라 총 입학정원이 늘어날 경우 “지역균형발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이번 예비인가에서 제외된 지역에 로스쿨을 추가 선정하겠다”며 추가 선정 가능성을 열어 놨다.


법학교육위 심의결과대로 확정·발표하겠다는 교육부 입장을 관철하면서도 일부 지역에 로스쿨을 추가 선정하자고 요구한 청와대의 체면을 세워준 셈이다. 김 부총리는 “이번에 탈락된 대학들에 대해서 지역균형을 고려해서 (추가 선정)하겠다는 것은 교육부의 일관된 방침이고, 정부 전체의 입장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정기 차관보는 “본인가 과정에서 이행상태가 부진해 잉여정원이 생길 경우와 총 입학정원을 증원시키는 내용을 동시에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추가 선정 여부가 차기 정권으로 넘어가면서 현재로선 추가 선정 가능성이 그리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 대학과 법조계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상황에서 아직 개원도 하기 전에 총 입학정원을 늘리기가 쉽지 않은 데다 예비인가 대학들이 이행상태가 부진해 정원을 감축당하거나 예비인가가 취소될 가능성도 별로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날 교육부와 청와대의 협의 결과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해체 직전까지 내몰렸던 교육부의 조직을 지키기 위한 ‘보신주의’와,  다분히 로스쿨이 한 곳도 배정되지 않은 지역의 반발 여론을 누그려뜨리려는 청와대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물린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한상희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소장은 “교육부가 정말 총 입학정원을 확대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지금 당장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기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논의 자체를 차기 정부로 넘긴다는 것은 사실상 ‘립 서비스’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소장은 “4월 총선에서 총 입학정원 확대에 대한 여론을 어떻게 몰아가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총장 사퇴·법적 소송 등 대학 반발 거세= 청와대와의 갈등이 마무리되면서 한숨 돌리기는 했지만 탈락한 대학들이 잇달아 항의 시위 및 소송 준비에 나서면서 교육부의 고민은 계속될 전망이다.


예비인가에서 탈락한 단국대 권기홍 총장은 이날 로스쿨 심사결과에 항의해 총장 사퇴 뜻을 밝혔다. 단국대는 이날 교육부 발표 직후 로스쿨 예비인가를 하지 않은 것을 취소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냈다. 한남대와 국민대, 홍익대, 숭실대, 청주대, 숙명여대 등 탈락한 대학의 교수·직원·학생들은 이날 잇따라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으로 몰려와 로스쿨 예비인가 재심의를 촉구하는 항의 집회를 열었다.


올바른 로스쿨을 위한 시민·인권·노동·법학계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교육부와 법학교육위는 인가기준이 아니라 대학별 서열을 매기고 자의적으로 예비인가 대상 대학의 수를 정했다”며 “법적 소송뿐 아니라 총정원을 2000명으로 묶어 사실상 허가주의로 선정한 부분에 대해 위헌소송 등을 통해 바로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형진 기자 (jinny@unn.net) | 입력 : 08-02-04 오후 8:57
ⓒ 한국대학신문(http://unn.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목록
프린트 스크랩

관련기사

이 름 내 용 비밀번호

1

최신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