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원대하면 ‘메카트로닉스공학부’다. 적어도 이공계열에서는 단연 으뜸으로 친다. 2004년 정부지원으로 누리사업단에 포함되면서 우수 학생들이 몰려든 결과다.
누리사업 이후 학부의 입학성적 평균 1등은 물론 수석과 차석을 독차지 하고 있다. 홍대선 단장은 “사업 이전에 비해 우수 학생들이 확연하게 늘었다”면서 “등급으로 치면 15% 이상 향상된 것 같고 교수들도 강의실에서 이를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창원과 마산 지역 고교에 대학을 알리고 우수 학생 유치에 본격 나선 것도 이때부터다. 매년 입시담당 교사들을 만나 입시정보를 제공하고 좋은 학생을 보내달라는 ‘영업’에도 나섰다.
때문에 지금은 경남지역에서는 창원대 메카트로닉스학부 입학이 가장 어렵다는 교사들의 평가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입시담당 교사들은 ‘창원대=메카트로닉스공학부’ 등식부터 떠올리는 이유다.
우수 학생을 데려오는 ‘효자 학부’라서 본부의 지원도 많을 것으로 보이지만 사정은 다르다는게 특이하다. 외부 지원을 많이 받다보니, 타 학부에서 “돈도 많은데 본부까지 지원해야 하느냐”는 민원을 받기 때문이다.
우수 학생 유치를 발판으로 대기업 취업률도 날개를 달고 10년 전보다 10배 이상으로 뛰었다. 창원대 졸업생들의 평판도가 크게 높아진 결과다. 여기에 서울 출신 신입사원이 연고가 없는 지역에 발령받은 뒤 몇 해를 견디지 못하고 빠져나가는 현상도 한 몫 했다. 대부분 창원 또는 경남지역 출신들이어서 이직률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홍 단장은 “창원대에서도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취업하다보니까 성실하고 고향이 이쪽이니까 안 나간다”면서 “기업 인사부에서 굳이 서울 유명대학 사람 쓸 필요가 없지 않느냐는 얘기를 한다”고 했다.
이 학부가 이렇게 성장한 이유는 지역 기반 산업에 기초를 둔 때문이다. 경남지역 산업 분포를 보면, 기계분야가 55%, 전기전자분야가 17%로 72%가 기계·전자 분야다. 창원지역에만 삼성·엘지·두산·STX조선 등 기계·전자 분야 대기업과 2,000여개의 중소기업이 입주한 국내 최대의 기계산업단지인 ‘창원기계공단’을 이루고 있다.

‘메카트로닉스(Mechatronics)’는 ‘기계공학(Mechanical engineering)’과 ‘전자공학(Electronics engineering)’의 합성어로 두 지식을 겸비한 학생을 키우는 학부다. 1990년대 초 충남대와 창원대 등에 첫 개설됐으며, 학부로 개설되기는 창원대가 처음이다.
홍 단장은 기계공학을 전공했지만, 학부생들은 기계설계와 제어계측, 전기공학 등 5개 전공 중 하나를 주 전공을 선택하고, 나머지 전공을 크로스(Cross)로 이수한다. 최근 유행을 타고 있는 학문 융합 바람의 형태와 같다.
누리사업 1년 예산 57억(대학대응자금 포함) 대부분이 장학금과 해외연수, 동아리활동, 수업 교재 개발비, 실습 기자재 등 학부 교육에 투입된다. 장학금 규모만 매년 10억원 정도에 이르고 있다.
2002년부터 7년째 공학교육인증(ABEEK)을 시행하고 있어 기업이 요구하는 전공지식에 부합하는 교육이 이뤄지는 것도 강점이다. 학생들이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교양과목과 수학, 과학, 컴퓨터 등 교과목을 두루 이수해야한다.
특히 거의 매년 피드백 시스템을 통해 교과과정을 바꾸면서 사회가 요구하는 커리큘럼으로 꾸려진다. 한 번 인증 받은 교과과정은 길게는 3년 짧게는 1년 만에 바뀌면서 교수들이 힘들어할 정도다.
지난해에는 최근 급성장해 인력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한 STX조선과 함께 취업 계약학과인 조선공학 전공을 새로 만들었다. 당시 3학년생 중 선발된 10명의 학생은 2년간 맞춤형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인턴십을 거치면 취직이 보장된다.
우수 학생을 미리 선점하려는 기업의 요구와 맞아떨어져, 학점 평점 3.5 이상에 토익점수 700점 이상 기준에도 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추후 정원확대도 예상된다.
창원대는 내년 5월 끝나는 누리사업이 새 정부에서도 계속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뤄놓은 성과가 사업이 없어질 경우 허물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홍 단장은 “장학금만 보더라도 사업이 중단되면 반토막이 난다. 해외 유학 혜택도 사라진다. 추락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고 했다. 그는 “누리사업에 선정되기 위해 경쟁하면서도 효과가 나타났으며, 지금까지 진행하면서 사업 방법의 노하우가 쌓여 추후 사업 성과는 더 커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포스트 누리사업에 대한 조언도 덧붙였다. 대학에 사업 시행에 대해 더 많은 자율과 재량권을 줘야한다는 것이다. 대학이 제출한 사업계획이 매년 평가 과정에서 크게 바뀌면서, 당초에 예상했던 방향을 잃어버리는 오류가 생기고 있다는 진단이다.
홍 단장은 “사업 초기 계획에 따른 예산을 그대로 받기로 됐지만, 시작하면서부터 장학금과 시설비용 등 일일이 간섭이 많아 전체 사업계획이 크게 달라졌다”면서 “평가를 받아야 하는 것은 맞지만, 너무 세세하게 간섭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대부분 대학들이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누리사업 취지가 서울과 지방대학의 편차를 줄이자는 취지가 아니었느냐”면서 “그러나 격차는 아직 있고 이 격차를 인정해 지방대학을 배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인 둘째가 공부를 잘해 서울로 간다고 하면 말릴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