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법인 중앙대가 두산그룹을 새 재단으로 영입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앙대는 학교법인 중앙대와 두산그룹이 지난 2일 '재단 매각·인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재단측이 지난 3월 두산그룹쪽에 투자·영입을 제의했고, 두산그룹측도 기업규모가 커짐에 따라 사립학교에 투자하는 방법으로 사회 공헌활동을 추진하기 위해 학교측 제안을 받아들였다.
인수금액은 1,200억원 규모의 장학·연구기금 조성과 700억원에 달하는 부채 그리고 대학발전기금 등이 될 것으로 보이며, 추후 학교측과 새 재단측이 구체적인 금액을 협의할 예정이다.
두산그룹의 중앙대 인수 배경에는 우선 현 재단측의 재정 악화가 원인이다. 1987년 부도 위기에 처한 중앙대는 재일교포 출신인 김희수(84) 현 이사장의 투자로 부도위기를 모면했다.
그러나 90년대 초 일본내에 불어닥친 부동산 경기침체 여파가 중앙대 투자를 가로막았다. 일본 내 다수의 빌딩을 소유한 부동산 재벌인 김 이사장의 자금여력이 약화된 때문이다.
부도 위기는 피했지만, 이렇다할 수익사업이 없는 중앙대로서는 재단측의 투자만 바라보면서 재정난에 시달려 왔다. 최근에는 로스쿨 건물과 병원 신축 등 큰 사업을 벌이며 부채 규모가 700억원대로 불어났다.
재정 압박에 따라 중앙대는 지난해 3월 대학 구성원들과 동문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기부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으나 참여율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과정에서 동문회를 중심으로 새 재단을 영입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롯데그룹과 현대중공업 등 국내 대기업의 인수설이 끊임없이 제기돼기도 했다.
84세의 고령인 김 이사장이 대학측에 사임의를 밝힌 것도 두산그룹의 재단 인수를 앞당겼다.
중앙대 관계자는 "김 이사장이 고령이어서 더이상 학교 운영이 힘들고, 중앙대 발전을 위해 대기업 영입이 필요하다는 의사를 지난해 말 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두산그룹의 입장에서는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기업 이미지 쇄신과 산학협동 연구 활성화에도 탄력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기업의 지분 참여가 다른 업종에 비해 쉽고, 기업이 공익재단인 대학에 투자할 경우 세금 특혜를 받아 세금부담도 줄일 수 있다는 것도 부수 효과로 기대된다.
한편 두산그룹의 재단 인수에 대해 대학측은 잔뜩 기대된 표정. 중앙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두산의 재단 영입으로 마스터플랜 계획에 따른 투자가 예상된다"며 "아시아의 MIT로 육성시키겠다"고 밝혔다.
황선웅(상경학부 교수) 교수협의회장은 "투자로 외형이 변화되면 우수한 교수와 학생들이 몰려들면서 질적수준이 좋아질 것"이라며 "두산측과의 계약 조항에 학교 발전 방안이 적극 반영되도록 해야한다"고 주문했다.
두산그룹의 중앙대 인수는 오는 14일 중앙대 재단이사회 의결을 거친 뒤 교육과학기술부가 이사진 구성을 승인하면 최종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