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까지 1500억원을 집중 투자해 ‘2013년 세계 50위권 대학 진입’을 목표로 밝힌 포스텍(총장 백성기). 국제화와 연구력 강화를 위한 △해외 석학 유치 △영어공용화 캠퍼스 조성 △교수 정년심사 강화 등이 큰 틀에서 제시된 전략이다.
2009년 <더타임스> 세계대학평가 공학 분야에서 100위권에 든 국내 대학은 KAIST(21위), 서울대(27위), 포스텍(81위)이었다. 200위권 대학으로는 연세대(139위), 고려대(155위)가 뒤를 이었다. 2007년 공학 분야 평가에서는 50위권에 하나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국내 대학들이 장족의 발전을 이룬 것이다.
이공계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이들 대학은 포스텍의 국제화 계획과 비슷한 전략을 추진 중이다. 캠퍼스 내 영어 사용 활성화로 해외 교수·학생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기존 교수들에게는 강화된 정년심사를 적용해 세계 수준의 높은 연구 실적을 요구한다. 스타 교수 유치위원회 등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발빠르게 해외 석학을 초빙하는 것 또한 닮은꼴이다.
조직 구조의 변화를 설명하는 이론 중에 ‘동형화(同形化)’란 개념이 있다. 서로 다른 조직들이 환경 영향으로 인해 유사한 형태로 수렴해가며,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서 성공적인 조직 형태를 모방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선두기업이 블루오션을 창출하면 타 기업들이 ‘동형화’함으로써 레드오션으로 변하는 현상을 이런 시각으로 보면 쉽게 이해된다.
글로벌화와 연구 성과 향상을 목표로 내건 대학들, 특히 우수 이공계에도 이 개념은 무리없이 적용된다. 다만 한정된 파이를 갈라 이윤을 내는 ‘제로섬 게임’을 해야 하는 기업과 달리, 연구·교육 경쟁력 제고를 통한 상향평준화와 상생의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점에서 대학들의 동형화는 되려 긍정적인 측면이 크다.
이와 관련해 포스텍 관계자는 “노벨상 급 교수를 주거비용, 관련 연구인력 부대비용까지 포함해 대거 초청하는 수준이 노력의 실체다. 다른 대학들도 계속 발전 중이기 때문에 ‘더 많이’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분위기”라며 “포스텍은 덩치가 작아 성과도 보다 빨리 나타나는 효율성을 지녔다. ‘50위권 대학 진입’이란 구체적 수치를 제시한 것도 이런 이유”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