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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3不 인위적으로 풀 필요 없다"
[인터뷰]이윤호 동국대 입학처장

“3불정책을 풀어야 한다, 말아야 한다 갑론을박할 필요가 있을까요? 지금 3불 논란이 일면 대학 자율화가 되레 늦어질 수도 있어요. 입학사정관제를 비롯한 다양한 입학전형 요소가 도입되면서 3불은 자연스레 완화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운찬 총리의 3불 관련 발언은 진의와 관계없이 아쉬운 부분이 있죠. 사실 대학 현장에선 이미 기여입학제를 제외한 2불(고교등급제, 대학별고사)은 유명무실해진 걸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윤호 동국대 입학처장은 고교등급제·대학별고사·기여입학제 금지를 ‘3불’이란 용어로 묶는 것부터 기형적이라고 지적한다. 각기 다른 제도가 하나의 이름으로 통칭되면서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그래서 3불이란 용어를 쓰지 말 것을 제안한다. “3불은 함께 가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리자는 취지다. 그런 후에 정부가 3불을 일률적으로 묶어 관리하는 것을 그만 두고, 대학입시를 자율에 맡겨보자는 ‘일반론’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다만 이 처장은 여기에 ‘사회적 자정작용’을 덧붙인다.

“대입을 자율화해 정부가 관여하지 않으면 각 대학이 실정에 맞게 뽑으면 되는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일부 대학이 도입한 기여입학제가 ‘돈으로 학위를 사는’ 형태로 변질될 수도 있겠죠. 그러면 사회적 지탄, 비난이 없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어떤 형태로든 비판이 가해질 것이고, 해당 대학의 평판은 급락하겠죠. 당연히 이후 입학에도 악영향을 끼칠 겁니다. 이런 맥락에서 자정작용을 믿어볼 수 있다는 얘깁니다.”

이 처장은 장기적 관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대입에서 차등 기준 적용에 대한 합의를 해나가는 것과 기회균등 요소를 균형감 있게 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노력이 3불에 관한 공식적 논의보다 더 자율화의 ‘연착륙’을 돕는다는 게 그의 견해. 그는 또 3불 유지론을 지나친 평등주의로 본다. 학생의 잠재성을 평가해 선발하는 다양한 방식의 보완책이 있는데, 3불 유지만을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모든 수험생이 동일한 잣대로 평가받는 게 과연 평등한 것이겠습니까. ‘평등’하다 하더라도, 그게 옳은 방식일까요. 아니죠. 평등에 대한 과도한 집착입니다. 똑같은 기준으로 평가하면 대학 간판만 보고 진학하는 지금의 사회적 분위기가 달라지지 않을 겁니다. 다양한 기준이 인정되는 평가가 정립돼야 합니다. 그래야 궁극적으로 학과의 전망이나 교수의 강의 질을 보고 대학에 들어올 수 있겠죠. 물론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만, 학생 선발에 있어 정성평가적 요소가 늘어나고 있는 건 긍정적 현상으로 봅니다.”

그러나 특정 시점을 정해 인위적으로 3불을 폐지하는 것에는 반대다. 논란만 키우고 자율화는 늦추는 부작용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이 처장은 대학 자율화와 시민의식의 성숙이 함께 진전되는 것을 최선으로 꼽는다. 정량평가만을 ‘공정한 게임’으로 보고, 입학사정관제를 비롯한 정성평가 방식은 ‘비리의 온상’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온전한 자율화가 가능하다는 말이다.

“서울대에 농어촌특별전형으로 들어간 학생들이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지 않습니까. 성적이란 정량평가 잣대가 큰 효용성이 없다는 게 확인되면 자연히 고교등급이나 수능 성적도 무의미해질 겁니다. 그런 면에서 입시제도는 좀 더 다양해져도 괜찮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 차원에서도 입학사정관제를 확대적용하잖아요. 또 시간이 지나 정성평가의 ‘불투명성’을 용인할 수 있는 시민의식이 확보되면 자율화의 역기능보다는 순기능이 커질 겁니다. 그렇다면 당장 3불 폐지에 목을 매기보다 다양한 입학전형과 보완책들을 고민하는 게 우선 아닐까요.”

김봉구 기자 (paper81@unn.net) | 입력 : 10-03-12 오전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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