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차기 총장이 김병철 교수(식품공학)<사진>로 결정됐다.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이사장 김정배)은 29일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이사회를 열어 김 교수를 만장일치로 제18대 총장에 선임했다.
김 교수는 자연계 출신으로 처음 고려대 총장이 됐다. 또한 이필상 전 총장에 이어 서울대 학부 출신으로는 두 번째로 총장의 자리에 올랐다.
김 교수 스스로 ‘자연계 출신 총장’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총장 선임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고려대가 전통적으로 인문·사회과학 분야가 강했다. 첫 자연계 출신 총장으로 선임된 것은 앞으로 자연계를 활성화하라는 미션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으로 “대학평가에서 중점적으로 평가받는 부분이 연구인데, (연구를 중점적으로 수행하는) 자연계가 뒤처진 면이 있었다”며 “연구비 수주를 비롯한 전반적 연구 분야에서 경쟁 대학들에 비해 조금 떨어지는데 이 부분을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서울대 학부 출신이란 데 대해선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는 “고려대 분위기가 타 대학 출신에 배타적이지 않고, 개인적으로도 서울대는 학부 4년만 다니고 30여 년을 고려대에서 생활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재단측 친족인 그의 이력도 작용한다. 김 교수는 인촌 김성수 선생의 손자로, 지난 2005년까지 고려중앙학원 이사장을 지낸 故 김병관 전 동아일보 회장의 사촌동생이다.
한편 고려대는 이번 총장 선임 과정에서 상당한 잡음을 빚었다. 총장 후보자 추천위원회가 이사회에 추천한 최종 후보 3명 중 장하성 교수(경영학)가 선임 절차에 대한 불만을 내비치며 지난 23일 후보에서 사퇴했다. 장 교수는 동료 교수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이미 정해진 의미 없는 절차”라고 주장했다.
고려대 안팎에서 유력한 차기 총장 후보로 꼽히던 염재호 교수(행정학) 역시 이사회의 최종 선임까지 완주했지만, 이에 앞서 결과를 예감한 듯 “마음을 비웠다. 고려대에 도움이 되는 방식의 총장 선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도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해 ‘화합형 총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후보들 모두 훌륭한 분들이었다. 후보 사퇴에 대해선 같이 경쟁한 입장에서 언급하기 어렵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의 화합이다. 임기를 시작하면 구성원 화합으로 역량을 결집시키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되풀이 강조했다.
2007년에 이은 두 번째 출마에서 총장으로 선임된 김 교수는 올해까지 교무부총장을 지냈으며 그간 관리처장, 생명과학대학장 등의 보직을 거쳤다. 고른 학내 행정 경험이 강점으로 꼽히는 그는 내년 3월부터 제18대 총장으로 4년간의 임기를 시작한다.
김 교수는 서울대 축산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에서 축산가공학 석사 학위를, 독일 괴팅겐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동물자원과학회 이사, 농수산물유통공사 비상임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축산식품학회 부회장, 고려대 교우회 상임이사 등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