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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 ‘의학전문대학원’ 밀어붙이기 나섰나?
의전원 졸업생에게 박사학위 수여 방침에 대학가 반발
교육과학기술부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졸업생에게 박사학위를 수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자 전국 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이 ‘저의가 의심스럽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교과부가 지난달 10~31일 입법예고한 개정안처럼 의전원 수업연한을 4년으로 하고 학위과정에 필요한 사항을 학칙에 맡기게 되면 사실상 대학이 자체적으로 의전원 졸업생에게 박사학위를 줄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장협회(이사장 임정기 서울대 의대 학장)는 지난 1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은 사실상 교육 내용이 동일한데도 의대를 나오면 ‘학사학위’를 주고 의전원을 나오면 ‘박사학위’를 주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며 교육의 질도 담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협회 관계자들은 “사실상 의과대학과 교육내용이 별 차이가 없는데도 의전원 졸업자에게 박사학위를 남발하게 되면 기존의 학술학위과정인 석·박사 학위과정으로 진학하려는 의사들이 줄어들어 연구인력 감소가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협회는 “의전원 졸업자에게 ‘의무(醫務)석사학위’를 부여한다고 명시하고 박사는 별도의 과정을 거치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고등교육법에 석·박사 통합과정은 석사 2년, 박사 2년 등 4년 이상으로 한다고 나와 있어 가능한 대학 자율에 맡기려고 한 것”이라며 “교과부 안을 확정할 때 가능한 반영하도록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학 자율화 과정에서의 ‘해프닝’으로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도 있다. 2009년까지 시범실시 후 종합평가를 거쳐 2010년 의사 양성체제에 대한 정책방향을 결정하겠다는 당초 방침과는 달리 교과부가 의전원 체제를 밀어붙이기 위해 이른바 ‘정책 유도’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교과부는 2005년 제도 도입 당시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주요 대학들이 의전원 전환을 거부하자 의전원 전환과 2단계 BK21사업, 로스쿨 선정을 연계시키겠다며 이들 대학을 압박한 전력이 있다. 전국 41개 대학 중 14개 대학은 기존의 의과대학 체제를 고수하고 있고,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13개 대학은 정원의 절반을 나눠 의과대학과 의전원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고려대 의대 관계자는 “4년 만에 석·박사학위를 동시에 받을 수 있다면 아무래도 의전원에 학생들이 몰리지 않겠느냐”며 “의전원 체제로 정책 방향을 몰아가기 위해 교과부가 잔꾀를 부린다는 의혹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내년에는 의전원 입학정원이 전체 의대·의전원 정원의 50%를 넘게 돼 입시에 MEET 활용 등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지 정책방향과는 관계가 없다”면서도 “이미 의전원으로 전환한 대학을 다시 되돌리기는 힘들지 않겠느냐”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연세대 의대 관계자는 “의대, 의전원, 학부 2학년 후 편입 등 다양한 통로를 열어주는 것이 의료인력 양성 측면에서는 더 바람직하다”며 “교과부가 자율화할 것은 묶어두고 엉뚱한 쪽으로 자율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형진 기자 (jinny@unn.net) | 입력 : 08-11-14 오후 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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