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대 유치, 지역 간 경쟁으로 ‘확대’
고양·수원·부천시 나서 해당지역 대학 지지 표명
“과열경쟁 우려” vs “산학관 협력으로 약학 발전”
약대 유치전이 대학을 넘어 지역사회 간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경기지역의 경우, 고양시(동국대)·수원시(아주대)·부천시(가톨릭대) 등 지자체가 해당지역 대학의 약대 신설을 지지하고 나서면서 약대 유치전이 지역 간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고양시와 고양시의회, 고양시 국회의원 등은 지난 17일 오전 고양시청 상황실에 모여 ‘동국대 약학대학 유치지원단’을 발족했다. 이들은 동국대 약대 유치를 지원하기로 결의하고, 고양시의 의지를 담은 공문을 교육과학기술부에 전달키로 했다.
유치지원단의 공동위원장으로는 강현석 고양시장, 김영선 의원(일산 서구), 김태원 의원(덕양을), 손범규 의원(덕양갑), 배철호 고양시의회 의장, 고양시 약사회장 등이 추대됐다.
배철호 고양시의회 의장은 “고양시가 위치한 경기북부 지역은 300만명에 이르는 인구밀집지역이지만, 아직 약학대학이 전무한 상황”이라며 “그간 군사시설에 따른 제약과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각종 규제로 도시발전에 어려움을 겪어온 경기 북부지역의 개발을 위해 동국대에 반드시 약대를 우선 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주대도 지역사회의 지지여론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아주대는 지난 5일 오전 수원 라마다호텔에서 수원시장과 이 지역 출신 국회의원 등을 초청, 약대유치협의회 발족식을 가졌다.
이날 발족식에는 공동의장으로 추대된 김진표ㆍ정미경ㆍ이찬열 의원과 김용서 수원시장, 서문호 아주대 총장 등 50여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아주대는 기초과학과 응용학문을 균형 있게 갖추고 있어 약학대가 발전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경기도 부천의 가톨릭대도 지난 7일 ‘가톨릭대 약학대학 유치지원협의회’를 발족시켰다. 공동의장에는 홍건표 부천시장과 지역 국회의원들이 추대됐다. 특히 부천상공회의소는 지난 달부터 가톨릭대 약대 설립을 지지하는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천인기 사무국장은 “가톨릭대가 약대를 유치하면, 지역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지난달부터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 양주시의회는 특정 대학이 아닌, 경기북부 지역의 약대 유치를 요구하고 있다. 양주시의회는 지난 3일 ‘경기북부 약학대학 신설 건의문’을 채택, 교육과학기술부에 제출했다. 건의문에선 “경기북부지역은 그간 접경지역이라는 이유로 각종 규제를 받아왔다”며 “균형발전을 고려해 경기도에 배정된 100명의 약대 정원 가운데 일부는 경기북부 접경지역에 반드시 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경기북부지역에선 동국대(일산)·대진대(포천)·차의과대학(포천)이 약대 신설을 추진 중이다.
이처럼 약대 유치를 위해 지자체와 국회의원이 나서는 이유는 지역의 산업·생산·고용과 깊은 관련이 있다. 지역에 약대가 신설되면, 신약개발이나 보건의료산업이 활성화되고, 고용창출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사회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과열 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조기성 한국외대 교수(생명공학전공)는 “어느 대학이 약대를 신설해야 잘 운영될 수 있느냐의 문제가 최근 지역논리로 번지고 있어 우려된다”며 “대학이 단과대학을 신설하는 문제인 약대 유치전에 지역사회가 가세하는 게 마땅한지, 부작용은 없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지역 간 경쟁으로 자칫 감정의 골이 깊어져 정원 배정 이후에도 갈등이 잔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영면 동국대 전략기획본부장은 “지자체의 지원을 받으면 동국대 일산캠퍼스에 들어서는 창업보육센터를 BT쪽으로 특성화 해 시너지를 노릴 수 있다”며 “경쟁이 과열된다는 지적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산·학·관 협력을 통해 약대를 발전시킬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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