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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 계약학과 실효성 논란 ‘현실로’
15개 약대 82명 정원 중 고작 10명 선발
벌써 “일반학생으로 뽑게 해달라” 주장도
복지부 “정규 정원으로 전환할 생각 없다”
뚜껑을 열자 우려했던 문제가 현실로 나타났다. 약대 계약학과 얘기다. 도입초기부터 거론돼 온 실효성 문제가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15개 약대가 정원 82명의 12%에 해당하는 10명만을 선발, 제도 실패논란까지 낳고 있다.
◀ 2011년 3월 현재 전국 15개 약대 계약학과 입학 충원현황.
■ 약대 계약학과 충원률 ‘참패’=15일 대학가에 따르면, 약대 계약학과 정원을 배정받은 15개 대학의 실제 선발인원은 10명이다. 13명을 배정받은 서울대를 비롯해 중앙대(8명)·영남대(8명)·경희대(5명)·부산대(3명) 등 10개 대학이 정원을 1명도 채우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도입 당시 제기됐던 실효성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황성주 충남대 약대 교수는 “제약사 입장에서는 굳이 직원을 약사로 키우려 4년간 공부시키는 것보다는 처음부터 약사면허를 가진 사람을 뽑는 게 더 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은 도입당시 수요조사가 엄격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문제로 이어진다. 약대 계약학과는 지난 2009년 하반기 교과부와 복지부가 약대 추가증원을 협의하기 위해 구성한 약대정책자문위원회에서 제안됐다. 자문위는 △주요대학 약대학장 △약사회 대표 △제약협회 대표 △자연과학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자문위에선 교과부가 기존 약대들의 증원 요구를 감안, 계약학과 설치방안을 제시했다는 전언이다.

당시 자문위에 참석했던 한 약대 교수는 “교과부가 기존 약대들의 증원 주장을 수용, 계약학과라는 아이디어를 낸 것”이라며 “당시 자문위에 참여했던 약대학장 중 실효성 부분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도 있었으나 정원 증원 효과가 있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교과부 관계자도 당시엔 “산업체 수요가 있다는 점이 파악됐기 때문에 계약학과를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약학계 “올 것이 왔다”=그러나 정작 뚜껑을 열자 계약학과 학생 선발은 이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2009년 배정 당시 100명에서 82명으로 배정인원을 낮췄음에도 ‘충원률 12%’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이에 약학계는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한 지방대 약대 교수는 “약대에선 계약학과가 현실에 맞지 않아 도입초기부터 반대해 왔는데 실효성 논란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계약학과는 기업과 대학이 협약을 맺고, 직원의 전문성 제고를 위해 기업이 학비전액을 지원하는 제도다. 대신 졸업 후 최소 3~5년간 해당 업체에서 근무를 해야 한다. 그러나 “1인당 4000만원 이상의 학비를 지원해주면서까지 직원 재교육에 투자할 제약사가 과연 얼마나 되겠느냐”는 문제제기가 다시 나오고 있다.

제도의 실효성이 재거론되고 있지만, 대학들은 배정받은 계약학과 정원이 정규 정원으로 전환되길 내심 바라고 있다. 우미희 가톨릭대 약대 교수는 “계약학과 모집이 어렵다면 정원이 적은 약대를 고려해 일반전형으로 전환, 정규학생을 선발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향후 계약학과 정원이 일반정원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 정규 정원 전환은 ‘미지수’=그러나 대학들의 바람대로 약대 계약학과가 폐지되고, 해당 정원이 정규 정원으로 전환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약대정원은 보건의료인력 수급을 관장하는 보건복지부와의 협의가 관건이다. 현재 복지부에선 계약학과 정원을 정규 정원으로 돌리는 데 부정적이다.

복지부 김국일 의약품정책과장은 “계약학과 지원률이 낮은 부분을 파악하고,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면서도 “현재로선 계약학과 정원을 정식 약대 정원으로 전환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에선 제도도입 초기이기 때문에 충원률이 낮더라도 보완책을 마련, 끌고 가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용수 덕성여대 약대 교수는 “계약학과가 현실에 적용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우리나라 제약산업 발전을 위해선 바람직한 방향이기 때문에 제도를 보완해 유지해야 한다”며 “문제는 제약사가 직원 재교육을 위해 투자를 해야 (계약학과가) 활성화될 수 있는데 이를 정부가 지원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계약학과의 문호를 더 넓히자는 의견도 있다. 현재 해당 대학과 협약을 맺은 제약업체 직원만 지원할 수 있는 데서 그 외 업체나 이공계 연구원까지 포함시키자는 의견이다. 김상건 서울대 약대 교수는 “대학과 협약을 맺지 않은 업체에도 수요가 있고, 자연과학을 전공하고 제약관련 연구를 하는 연구자 가운데서도 교육을 원하는 수요가 있다”며 “지원 자격을 좀 더 완화해 드러나지 않는 수요를 흡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11-03-16 오전 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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