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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불 폐지' 등 대학 자율 확장 기대
[진단]대교협 이기수 회장 체제 출범
"급속한 변화 추구 땐 사회적 갈등 부추길 수도"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가 지난 8일부로 이배용 회장(이화여대 총장) 체제를 마감하고 이기수 회장(고려대 총장·사진) 체제로 새롭게 출범했다. 이에 대학가·교육계에서는 이기수 회장이 대학 자율화와 대교협 역량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기수 회장 체제의 대교협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본지는 이기수 회장 체제로 새롭게 출범한 대교협의 전망을 짚어봤다.

■대학 자율화·대교협 역량 강화에 드라이브 예고=“규제 위주의 사학법을 폐지하고 사학진흥법을 제정하는 것이 사립대의 과제다.”(2009년 10월 사립대총장협의회 세미나), “등록금 상한제를 법률로 정한 것은 헌법 제31조에 규정된 대학 자율권을 침해한 것이어서 위헌 소지가 있다. 대교협의 의견이 관철되지 않을 시 위헌 제소를 할 의향이 있다.”(2010년 2월 대교협 정기총회) “대교협에 있는 교육협력위원회에서 합의하면 (3불정책 폐지도) 되리라고 생각한다.”(2010년 2월 한국외대 총장 취임식)

이기수 회장은 그동안 공식적 견해든, 사견이든 사학법·등록금 상한제·3불 폐지 등 대학 자율화와 관련된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만큼 대학 자율화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는 향후 대교협이 이기수 회장 체제 아래에서 대학 자율화 실현을 위해 사학법 폐지 또는 개정·등록금 상한제 철폐 등 제도 개선에 적극 나설 것임을 예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바로 이것이 이기수 회장 체제의 대교협에 대학가가 거는 가장 큰 기대다.

또한 이기수 회장이 대학 자율화에 대한 신념이 확고하다는 점에서 대교협 역량 강화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교협이 자율 역량기구로서 위상을 갖춰야 대학 자율화를 둘러싼 당면 과제들을 풀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대교협에 제재 권한을 규정한 대교협법안의 조속한 처리에도 이기수 회장은 적극 나설 가능성이 크다. 현재 대교협 법안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 계류하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이기수 회장의 평소 신념과 발언으로 볼 때 대학 자율화를 중시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대교협 역량 강화는 대학 자율화 실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만큼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이 회장은 관심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갈등·논란 재현 여지도=이기수 회장이 대학 자율화와 대교협 역량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무엇보다 대학 자율화에 대한 이 회장의 신념은 포탄의 뇌관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사학법·등록금 상한제·3불을 폐지하자는 주장은 모두 사회적 갈등·논란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 회장은 “우리나라 등록금은 (교육의 질에 비해) 아주 싼 편”이라고 말해, 대교협 회장 공식 임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사회적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이런 점에서 이 회장이 대학 자율화를 위한 제도 개선에 드라이브를 걸수록 사회적 갈등·논란 역시 재점화 또는 확산될 여지가 있다.

한 교육시민단체 관계자는 “(이기수 회장은) 이명박 정부 들어 정책 일선에 나서서 거침없는 발언을 해 대교협 운영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이 회장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대학 정책을 이끌어 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 같은 예측은 자연스레 이기수 회장의 신중 발언에 대한 주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교협 회장으로서 발언에 따른 사회적 파장을 유념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성급한 발언으로 '긁어 부스럼'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이기수 회장은 대학의 대표, 대교협 회장으로서 충분히 (3불 등에 대해) 발언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대학 구성원들이 지역·대학별로 다르게 느끼기 때문에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야 한다”며 “대학 총 연합체 회장으로서 발언에 따른 파장이나 사회적 역량·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검증되고 여론 수렴을 거친 발언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립대 출신 회장-사무총장’ 라인 시너지 효과 기대 vs 국립대 불만 가중=성태제 이화여대 교수가 사무총장으로 선출되면서 이기수 회장 체제의 대교협은 ‘사립대 출신 회장-사무총장’ 라인이 구축됐다. 서강대 총장이었던 손병두 전 대교협 회장과 이화여대 총장인 이배용 전 대교협 회장이 경북대 교수인 박종렬 전 대교협 사무총장과 '사립대 출신 회장-국립대 출신 사무총장' 라인을 형성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회장과 사무총장이 모두 사립대 출신이라 점은 일단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사립대 출신 회장-사무총장’ 라인 구축으로 국립대의 불만이 가중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립대 내부에서는 평소 대교협이 사립대, 특히 서울 주요 사립대 위주로 운영된다며 볼멘소리가 끊이질 않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사무총장 선출 과정에서도 사립대와 국립대 간 갈등 양상이 감지되기도 했다. 따라서 '사립대 출신 회장-사무총장' 라인 구축은 이기수 회장에게는 임기 내내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이기수 회장은 “국공·사립대 간, 수도권·지방대 간 균형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 총장님들의 의견을 수렴, 성실히 의무를 수행하겠다”고 밝혀, 대교협 내부의 우려와 불만 해소를 위해서도 노력할 것임을 시사했다.

대교협 안팎으로부터 기대와 우려를 받고 있는 이기수 회장. 대학 자율화 시대가 개막된 지 3년차에 접어들면서 대교협의 역할·책임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는 만큼 이기수 회장의 책임은 여느 회장보다도 막중하다. 이기수 회장이 어떤 리더십과 추진력을 통해 당면 과제들을 풀어갈지 대학가와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성민·송아영 기자 mailto:bestjsm·songay@unn.net%3E

정성민 기자 (bestjsm@unn.net) | 입력 : 10-04-12 오전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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