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총장선출 방식 "대립"
법인 '임명제' vs 교수 현행 '간선제'
두달여 개정논의에서 절충 실패, 10월 중순 이사회서 제도 개선안 의결
고려대 차기(17대) 총장 선거가 이르면 11월께 돌입할 예정이다. 4일 고려대에 따르면, 이 대학 총장선출제도 개정위원회(이하 개정위)는 지난달 28일 네번째 모임을 갖고, 재단·교우회·학교(교수)측 개정안을 담은 보고서를 이사회에 제출키로 했다.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 이사회는 오는 10월 중순, 이 보고서를 토대로 총장선출제도 개선안을 의결하게 된다. 이러한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고려대는 11월 초 총장후보자 공모를 할 수 있게 된다.
학교법인 관계자는 "총장선출제도 개정에 대한 규정은, 이사회가 제도를 개정하기 전 법인과 대학 등이 내놓은 안을 참고로 해 결정하도록 돼 있다"라며 "이번 개정위에서 각자의 안을 정리한 보고서를 (이사회에) 제출키로 했으며, 이 보고서를 토대로 10월 이사회에서 (총장선출제도 개선안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2월 이필상 총장의 논문 표절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고려대는 지난 6월 25일, 재단·교우회·학교측 위원 각각 2명씩, 총 6명으로 총장선출제도 개정위원회를 구성, 지난달 28일까지 네차례 모임을 열어 개선방안을 논의해 왔다. 학교(교수)측에서는 공과대 김성식 교수와 경영대 남상구 교수가, 법인측에서는 이상혁 학교법인 감사와 홍인근 법인 상담역이 참여해 왔다. 교우회측에서는 송정호 교우회 부회장, 윤백현 전 교우회 부회장이 개정위원으로 참여했다.
현재 고려대 내엔 내년 신학기부터는 신임 총장이 학교를 이끌어야 한다는 바람이 많다. 총장서리 체제가 장기화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늦어도 올 연말까진 차기 총장을 선출해야 1~2월 인수인계를 거쳐, 내년 초 무리없이 새 총장의 임기가 시작될 수 있다.
이번 개정위 모임에서도 위원들간에는 "시간이 얼마 없다, 촉박하다"는 의견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 개정위원은 "그간 새 총장이 선출되기까지 2달여가 걸렸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내년에 새 총장이 오려면 시간이 촉박하다는 얘기가 많이 나왔다"고 전했다.
법과대학의 한 교수도 "늦어도 11월에는 선거에 들어가야 총장공모, 교수 예비심사, 총추위 심사, 이사회 임명 등을 거쳐 12월 말에는 새 총장을 선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개정위는 네번의 모임까지도 법인, 교우회, 학교측 의견이 평행선을 달려 이렇다할 절충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개정위가 각자의 안을 담은 보고서를 이사회로 제출키로 한 것은, 그간 평행선을 달려온 제도 개선에 대한 논의를 이사회에 넘긴 것으로 볼 수 있다.
현행 고려대 총장선출제도는 직선제를 가미한 간선제 형태를 띠고 있다. 교수, 직원, 학생, 재단 대표가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를 구성해 총장 후보자 2~3인을 추천하면 이사회가 이중 1명을 총장으로 최종 선임하는 방식이다.
총추위는 교수(단과대 대표) 15명, 재단인사 4명, 교우회 5명, 교직원 노조 3명, 학생(안암ㆍ서창ㆍ대학원 총학생회장) 3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다만, 총추위에서 후보자를 선출하기 전에 교수의회가 네거티브 투표방식의 예비심사를 실시해 부적격자를 걸러낸다.
학교(교수)측은 현행 제도 중 네거티브방식의 예비심사를 포지티브 형태로 바꾸고, 후보자에 대한 총추위 검증을 강화하자는 안을 내놨다. 투표제를 실시하던 총추위 심사도 점수제로 바꿔, 각 항목별 점수를 정해 상위자 2~3명을 재단에 올리기로 했다.
교수측 개정위원은 "학문적 우월성, 지도력, 도덕성 등 각 항목별 점수를 매겨 재단에 올리자는 안을 제출했다"며 "총추위에서도 시일을 두고 검증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교수측은 이번 총장선거는 현행 제도의 큰 틀을 유지하고, 새로운 총장이 온 뒤에는 재단측이 주장하는 임명제안에 대해서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법인측은 임명제에 가까운 안을 내놨다. 후보자들이 총장 공모에 지원하면 청문회에서 이들을 심사, 이에 대한 보고서를 올려 재단이 최종 임명토록 하자는 안이다.
교우회는 총추위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교수들과 입장을 같이 하지만, 교수 투표과정을 없애야 한다는 점에서는 재단과 뜻이 맞다. 다만 교수측이 내놓은 '총추위 검증강화'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있다.
10월 중순 열릴 이사회는 이 안들 중 한 가지 안을 택하거나 절충된 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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