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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철새 교수' 규제하나
국가공무원법·사립학교법, 교수 정계 진출 보장
대학 스스로 윤리규정 만들어야
대학가에 정치권과 대학을 오가는 이른바 '철새 교수'들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몸은 대학에 있지만 정치에 한눈 팔고 있는 교수들 때문에 학생들의 수업권이 침해되고 대학 연구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대와 건국대, 제주대 등 일부 대학에서 공직 선거 출마자의 휴·복직 기준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학들은 철새 교수들의 문제를 인식하면서도 규제안 마련에 소극적이다. 교육공무원법과 국가공무원법이 교수의 공직 진출을 보장하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서울대 법과대 조국 교수 등 일부 교수들은 공직 선거에서 정당 공천을 받은 시점에 휴직계 제출을 의무화하고 복직시에도 신임교수 채용처럼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건의서를 학교측에 제출할 예정이다.

조국 교수는 "교수들이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학기중에 강사가 바뀌는가 하면 논문지도교수가 없어지는 파행이 우려된다"면서 "선거에서 떨어지더라도 다음 선거를 준비하느라 교수 본연의 업무인 연구와 강의에 충실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사범대 김연수(체육교육과) 교수는 한나라당 공천으로 18대 선거에 출마한 상태지만, 휴직계조차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강의는 강사로 대체됐고, 김 교수는 사범대측의 사직권고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건국대에서도 교수가 정계 진출시 사직서를 내도록하고 복직 신청시에도 심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건국대 교수협의회(회장 민상기)는 정계 진출 교수들이 휴·복직시 심사를 강화하는 윤리규정안을 학교측에 건의하기로 했다.

민 회장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공천과 선거운동을 하게 되면 일단 휴직을 해야 하고, 당선시에는 사직해야한다"며 "정계 진출 생각을 갖고 교수직을 유지하다보면 학교에 피해가 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특히 본격적으로 정치활동을 시작하면 사직을 하고, 나중에 복질할때도 그 동안의 정치활동을 평가해 서류만 내면 복직되는 관행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대의 경우 이번 18대 총선에서 제주을 지역구 후보로 출마한 부상일 교수가 현재 강의와 선거운동을 병행중인데 대해 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학내에서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최고 의결기구인 평의원회가 나서 규제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제주대 관계자는 "최근 교무회의에서 교수가 선거 출마시 사직계를 내도록 하자는 제안이 나왔다"며 "최고 의결기구인 평의원회가 이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를 벌여 조마간 공직 출마 교수를 규제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 대학들은 철새 교수들을 규제하는 방안 마련에 소극적이다. 국가공무원법과 사립학교법이 교수의 정계 진출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대학들은 수업결손 등의 문제를 인식하면서도 방관하고 있다.

경희대 박종국 교무처장은 "공천 준비과정의 경우 수업결손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책임을 추궁할만한 근거를 찾기 어려워 휴직을 강제하기 어렵다"면서 "정계 진출로 인해 강의와 연구를 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현재 규정 상으로는 어떻게 해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한용수·신하영·나재민·민현희 기자>
한용수 기자 (unnys@unn.net) | 입력 : 08-04-02 오후 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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